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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국에게 광저우전 대패는 무엇으로 남았을까


[이성필기자] 지난 7일 전북 현대는 광저우 헝다(중국)와 '2012 AFC 챔피언스리그' H조 조별리그 첫 경기에서 1-5로 대패했다.

전북은 이 경기에서 많은 것을 잃었다. '닥공(닥치고 공격)' 축구를 제어하는 중앙 수비수이자 주장인 조성환이 장린펑의 비신사적인 가격에 꼬리뼈 부상으로 4주 진단을 받고 이탈했다. 임유환도 코뼈가 골절되며 지난 19일 수술대에 올랐다.

전북을 더욱 초라하게 만든 것은 광저우의 엄청난 돈 씀씀이였다. 지난해 8월 세계 연봉 랭킹 3위에 해당하는 160억원을 받으며 입단한 아르헨티나 출신 다리오 콘카를 비롯해 무리키, 클레오 등 외국인선수들에게만 총 200억원을 쏟아부었다. 전북전 승리 뒤에는 출전 수당과 골 수당을 합쳐 선수단에 28억원의 보너스 잭팟이 터졌다.

지난해 K리그 챔피언 전북 입장에서는 씁쓸함 그 자체였다. 이날의 결과 자체로 돈을 앞세운 중국 축구의 역습이 시작됐다는 분석이 쏟아졌다.

대패의 현장에 있었던 전북 선수들은 말을 잃었다. 일부는 정신적인 충격에서 쉽게 벗어나지 못했다. 광저우전을 제외한 최근 전북의 가장 큰 패배였던 2009년 신생팀 강원FC에 2-5로 대패했을 때 느낀 기분과 비교할 바가 아니었다.

A대표팀으로 간 최강희 전 감독으로부터 지휘봉을 물려받은 이흥실 감독대행의 전략 부재가 아니냐는 팬들의 흔들기도 이어졌다. 광저우 이장수 감독이 "한 경기 이겼다고 중국 축구가 한국을 넘어선 것은 아니다"라면서도 "이제는 중국이 한국을 한 번 때릴 때가 됐다"라고 역설한 것은 전북에 자괴감을 안겨주기에 충분했다.

충격적 대패 후 시간이 꽤 흐른 가운데 전북은 21일 가시와 레이솔(일본)과 챔피언스리그 2차전을 치른다. 지난 19일 가시와에 입성해 조용히 담금질을 시작한 전북은 필승을 예고했다.

전북의 승리가 절실한 만큼 가시와도 처지가 급하다. 가시와는 1차전서 부리람 유나이티드(태국)에 2-3으로 예상치 못한 패배를 당했다. 양보 없는 일전이 예상된다.

광저우전의 충격을 털어냈지만 팀의 맏형 이동국은 그 경기를 교훈으로 삼아야 한다고 역설했다. 그는 "축구라는 게 변수가 많은 스포츠다"라며 "우리가 선제골을 넣었다면 큰 문제가 없었을 것이다. 광저우가 무척 긴장하던게 보였다"라고 되짚었다.

이어 "실책으로 골을 내준 뒤에도 잘 되겠지 했는데 계속 실점하니 돌이킬 수 없더라. 실력차는 분명히 없었다. 주전 두 명의 부상 충격이 컸다. 우리 스스로 많은 것을 느꼈다"라고 전했다.

오는 5월 광저우 원정은 복수전이다. 그렇지만, 쉽게 상대할 수는 없을 것이다. 자신감이 가득한 광저우이기에 많은 준비를 하고 나서야 한다.

'평준화'의 시각으로 광저우의 경기력을 평가한 이동국은 "(거액의 수당이) 선수들의 동기유발로 이어지지만 돈에 비례해 뛰는 것은 아니지 않느냐. 부럽지만 우리 스스로 열심히 뛰면 된다"라고 제 갈 길을 가면 된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오히려 "중국의 인구로만 따지면 축구는 정상권에 있어야 하는 게 당연한 일이다. 아시아 축구가 평준화됐다고 생각한다. 이런 현상들이 우리에게도 자극이 될 것으로 본다"라며 한 번 받은 충격을 자극제 삼아 새롭게 태어날 것이라고 다짐했다.

조이뉴스24 /가시와(일본)=이성필기자 elephant14@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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