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상숙기자] "잘 던지던데?" "아예 안 봤다."
이만수 SK 감독과 김진욱 두산 감독이 국내 복귀 첫 등판한 김병현(넥센)에 대해 한 말이다. 이 감독은 칭찬으로 기를 북돋아줬고, 김 감독은 소신에 따라 그의 등판 경기를 아예 보지 않았다고 했다.
29일 사직구장에서 열린 넥센-롯데전에 많은 이들의 관심이 쏠렸다. 김병현이 국내 무대 첫 등판을 했기 때문이다. 김병현은 이날 6회부터 등판해 1.2이닝을 1피안타 2사사구 무실점으로 막았다. 김병현은 7회초 2사 만루 위기에서 교체됐으나 이어 던진 김상수가 실점 없이 이닝을 막아 무실점을 기록했다.
1999년 메이저리그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 입단 후 13년 만에 오른 국내 무대. 관중들은 김병현의 피칭을 지켜보는 것 자체에 열광했다. 김시진 넥센 감독은 "첫 이닝은 90점을 주고 싶다"며 일단 만족스럽다는 평가를 했다.
이만수 감독도 정규시즌에서 만날 김병현의 투구가 궁금했다. 녹화된 경기를 시청했다고 전한 이 감독은 "씩씩하게 잘 던지더라. 쉽게 던지는데 145㎞가 나오더라"면서 김병현의 첫 무대를 성공적으로 바라봤다.
예전 일화도 전했다. 이 감독이 화이트삭스 불펜코치 시절 김병현이 속한 다이아몬드백스와 스프링캠프 때 만난 것이다. 이 감독은 "김병현이 최고 잘 던질 때였다. 151㎞ 공으로 우리팀 4번 타자 폴 코너코를 맞혔던 기억이 난다. 언더스로로 던져 그 정도 구속이 나오는 선수는 처음 봤다. 메이저리그에서도 놀랄 만한 구속이다"라고 회상했다.
반면 김진욱 감독은 김병현의 경기를 보지 않았다고 했다. "사직 경기 볼 여유가 없다"며 웃은 김 감독은 "김병현의 투구가 궁금해서 찾아보는 것이 내 스타일도 아니고. 공백 기간이 길었기 때문에 지금 구위를 본다고 대비책이 나오는 것도 아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김 감독은 좋은 투수의 조건을 설명했다. "꾸준히 자기 공을 던지는 선수가 좋은 투수다. 기복이 큰 선수는 좋은 투수가 아니다. 김병현은 좋은 투수였다. 다시 좋은 투수가 되려면 다소 시간이 필요할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김 감독이 꼽은 '좋은 투수'는 두산의 김선우였다.
조이뉴스24 인천=한상숙기자 sky@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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