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한준기자] 연봉 20억 원, 꿈은 아니다. 배구는 야구, 축구, 농구와 견줘 프로선수들의 몸값에 차이가 있다. 시장과 리그 규모, 팀 운영비 등 여러 부문에서 다르고 종목의 특성 등 여러 이유 때문에 국내 프로츠포츠에서 선수 연봉에는 차이가 있다. 이런 사정은 유럽리그도 비슷하다.
유럽을 포함한 해외 배구계에선 남녀 선수들을 모두 합해 연봉 1백만 유로(약 15억 원)를 넘길 경우 초특급 선수로 분류한다.
국내 배구팬들에게도 이름이 익숙한 지바, 단테 아마랄(이상 브라질), 마테아 카지아스키(불가리아), 이반 밀류코비치(세르비아), 르로이 볼(미국) 등이 대표적인 고액 몸값 선수들이다.
그런데 김연경이 여자선수로 그 이상을 받을 가능성이 커졌다. 지난 시즌 터키리그 페네르바체 유니버셜에 입단한 김연경은 소속팀을 유럽배구연맹(CEV) 챔피언스리그 우승으로 이끌었다. 팀은 자국리그 우승엔 실패했으나 김연경의 주가는 껑충 뛰었다.
남자선수와 견줘 이적시장이 좀 더 먼저 시작되고 더 활발한 여자배구에서 김연경은 블루칩으로 꼽힌다. 올 시즌 일정이 끝나자 여러 팀들의 주목을 받고 있다.
특히 지난 시즌 김연경을 두고 페네르바체와 영입 경쟁을 했던 아제랄 바쿠(아제르바이잔)가 적극적이다.
아제르바이잔 스포츠전문 매체인 '아제르스포르트'는 24일 "아제랄 바쿠가 김연경에게 연봉 120만 유로(약 18억 원)에 계약기간 2년을 제시했다"고 전했다.
아제랄 바쿠는 라비타 바쿠와 함께 아제르바이잔리그에서 명문팀으로 꼽히는데 자국리그뿐 아니라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위해 김연경 영입에 공을 들이고 있다.
아제르바이잔은 천연가스와 석유 등이 풍부한 자원부국이다. 자금력을 앞세워 라비타나 아제랄 모두 각국 대표급 선수들을 영입하는 등 이적시장에서 큰손 노릇을 하고 있다.
페네르바체는 당연히 김연경과 재계약을 원하고 있다. 김연경은 지난 시즌 페네르바체에 입단하면서 계약기간으로 1+1 조건을 달았다. 한 시즌이 끝난 뒤 자동으로 계약이 연장되는 게 아니란 뜻이다.
김연경의 이적에는 원 소속팀 흥국생명이 열쇠를 쥐고 있다. 김연경은 지난 2009-10시즌 일본리그 JT 마블러스로 팀을 옮겼다. 그런데 완전 이적이 아닌 임대형식이었다. 일본에서 터키로 옮길 때도 마찬가지였다. 흥국생명이 팀 조기 복귀를 원한다면 김연경은 유럽이 아닌 국내 코트에서 뛰어야 한다.
흥국생명 관계자는 "아직 김연경의 향후 진로와 관련해 정해진 사항은 없다"고 했다. 김연경은 터키리그 일정을 마친 뒤 지난 12일 귀국했고 휴식과 재활 치료를 받은 뒤 23일 오후 진천선수촌에 들어와 여자배구대표팀에 합류했다.
김연경의 2012-13시즌 소속팀 후보 리스트에는 브라질리그도 올랐다. 지난 시즌 페네르바체의 사령탑을 지낸 제 호베르투 감독은 다시 고국인 브라질로 돌아갔다. 그런데 제 호베르투 감독은 김연경과 페네르바체에서 함께 뛴 브라질대표팀 주전 센터 클라우디우 파비아나도 데려갔다. 이 때문에 김연경도 브라질리그로 옮기는 게 아니냐는 소문이 나오고 있다.
김연경도 지난해 5월 일본에서 귀국한 뒤 가진 인터뷰에서 "브라질리그에서 뛰어보고 싶다"는 뜻을 내비친 적이 있다.
김연경과 함께 연봉 1백만 유로 이상을 받는 조건으로 영입설이 나오고 있는 선수로는 페네르바체에서 함께 뛴 루이보브 소콜로바, 그리고 에카테리나 가모바(러시아) 등이 있다. 2010-11시즌 페네르바체에서 뛴 카시아 스코르본스카(폴란드)는 지난 시즌 중국 광저우 에버그란데로 팀을 옮겼는데 공식발표는 없었으나 연봉으로 150만 유로(약 22억 원)를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연경은 일단 대표팀에 주력하기로 했다. 2012 런던올림픽 본선 출전권이 걸린 세계예선전이 코앞이다. 대표팀은 다음달 1일 중국으로 전지훈련을 떠난다. 중국대표팀과 평가전을 치른 다음 올림픽 예선전이 열리는 일본 도쿄로 간다. 올림픽 예선전은 5월 19일부터 27일까지 열린다.
조이뉴스24 류한준기자 hantaeng@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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