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득남한 날 승리' 최용수 감독 "아들 데얀으로 키우겠다"

[이성필기자] 기분 좋은 날, FC서울 최용수 감독은 새로운 다짐을 했다.

서울은 23일 오후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12 하나은행 FA컵 목포시청과 32강전에서 몰리나-하대성-김현성의 릴레이 골로 3-0으로 이기고 16강에 진출했다.

전반 목포시청의 강력한 수비에 애를 먹은 서울은 골대 불운까지 나오며 무득점으로 힘든 경기를 했다. 그러나 후반, 데얀을 교체 투입한 뒤 공격에 숨통이 트이며 세 골을 몰아넣어 이겼다.

최용수 감독은 승리와 함께 또 다른 선물을 받았다. 이날 경기를 앞두고 둘째인 아들이 태어난 것이다. 딸 하나가 있던 최 감독에게는 새로운 활력소였다. 선수들도 골을 터뜨린 뒤 아기 어르는 세리머니로 최 감독과 기쁨을 함께했다.

경기 후 최 감독은 "목포시청의 투혼에 박수를 보낸다. 전반에 선제골을 넣지 못해 답답했지만 후반에 우리가 원하는 점수를 만들었다"라고 힘든 경기를 복기했다.

후반 시작과 함께 데얀을 투입하기 전까지 어려운 경기를 한 것도 분석했다. 그는 "데얀 없는 경기를 해보고 싶었다. 데얀이 있을 때와 없을 때 경기력 차이를 극복해야 한다"라고 어떤 생각으로 경기에 임했는지를 전했다. 그래도 나름 결과에 만족한 최 감독은 "몇 차례 찬스도 만들었다. 김현성이 올림픽을 앞두고 있어 자신감을 쌓는 계기가 필요했다. 그래서 오늘 골은 고무적이다"라고 말했다.

경기 관련 이야기를 하던 최 감독도 아들을 얻은 기쁨은 주체할 수 없는 듯했다. 그는 "너무나 소중한 추억이 될 것 같다. 선수들이 뜻깊은 선물을 해줘서 고맙다. 가족의 힘으로 선수들과 깔끔하게 시즌을 마무리하겠다"라고 전했다.

아들을 축구 선수로 성장시킬 계획도 갖고 있는 최 감독이다. 그는 "리오넬 메시, 아니 데얀으로 키우겠다"라고 밝혔다. 메시가 될 수 없는 이유는 신장(?) 때문이었다. 그는 "내 신장이 186㎝이고 아내도 170㎝가 넘는다. 메시 정도의 신장이 될 수 없다"라고 말하며 웃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