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상숙기자] "감독 그만둘 때까지 신어야지!"
류중일 삼성 감독이 기분 좋은 선물을 받았다. 팀의 간판타자 이승엽이 삼성 유니폼과 어울리는 파란색 운동화를 선물한 것이다.
류 감독은 9일 문학 SK전을 앞두고 덕아웃에 앉아 흐뭇한 표정으로 자신의 운동화를 바라봤다. 류 감독은 "(이)승엽이에게 신발을 선물 받았다. 원래 광저우 대회 때 나온 흰색 신발이 편해 그것을 신었는데, 승엽이가 유니폼 색깔과 잘 안 어울린다고 새 신발을 주문했다고 하더라. 어제 경기 전에 받았다. 감독 그만둘 때까지 신어야지"라고 말하며 웃었다. 연신 미소를 짓던 류 감독은 "이제 다 죽었어!"라고 소리쳐 웃음을 자아냈다.
그런데 한 가지 걸리는 게 있었다. 바로 '신발을 사주면 도망간다'는 속설이다. 류 감독은 "결혼할 때도 혼수품에 구두는 안 들어간다"며 "내가 도망가면 어떡해? 승엽이에게 돈을 줘야 하나. 차라리 밥을 한 번 사야겠다"라며 고민(?)의 흔적을 내비쳤다.
이승엽으로부터 받은 뜻깊은 선물은 처음이 아니었다. 류 감독은 이승엽이 지난 2001년부터 2003년까지 3년 연속 MVP를 수상했을 때 선수단에 지갑을 선물한 기억을 떠올렸다.
류 감독은 "승엽이가 MVP 기념으로 검은색 지갑에 빳빳한 1천 원짜리를 넣어 돌렸다. 잘 보관해뒀는데, 언젠가 아들이 안 쓰는 지갑을 달라고 해 그 때 받은 지갑이 생각났다. 오랜만에 꺼내보니 천 원짜리도 그대로 있더라. 아들에게 주니 무척 좋아하더라. 아직도 잘 쓰고 있다"며 흐뭇해했다.
타격 훈련을 마치고 덕아웃으로 들어오던 이승엽이 류 감독을 향해 한마디를 했다. "어제 졌습니다. 이겼어야 했는데…" 고참의 마음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류 감독은 "괜찮다"며 고개를 끄덕였다.
조이뉴스24 인천=한상숙기자 sky@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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