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형태기자] 라이벌전은 분위기에 좌우되는 경우가 많다. 기본 전력 외에 각종 변수가 개입할 여지가 충분하다. 특히 어느 한 쪽이 침체국면이라면 일방적인 결과로 흘러갈 수도 있다. 올 시즌 LG 트윈스와 두산 베어스의 관계가 그렇다.
시즌 개막 전만 해도 객관적인 전력은 두산이 한 수 위라는 평이 지배적이었다. 그렇지 않아도 지난해까지 9년 연속 플레이오프에 오르지 못한 LG는 소속 선수 2명이 승부조작으로 영구 제명돼 초상집 분위기였다. 지난해 두 팀의 맞대결도 두산이 12승7패로 압도적인 우위였다.
그러나 뚜껑을 열어본 올 시즌은 일반의 예상과 정반대다. LG는 신들린 듯, 두산은 마치 마가 낀 듯 일방적인 결과가 이어지고 있다. 웬만해선 이런 흐름을 되돌리기가 쉽지 않을 것이란 말까지 나올 정도다.
LG가 두산에 또 다시 승리하며 주말 시리즈 2연전(8일 경기 우천 취소)을 쓸어담았다. LG는 10일 잠실구장서 열린 두산과의 홈경기에서 선발 주키치의 6이닝 3실점 호투와 폭죽처럼 터진 타선의 힘을 바탕으로 14-4로 대승했다. 이로써 LG는 올 시즌 두산전 7연승 행진을 이어갔다. 지난달 4일 시즌 첫 잠실 라이벌전 3-6 패배 이후 만나기만 하면 승리를 챙기고 있다.
타선의 집중력이 승부를 갈랐다. 선취점을 얻은 건 두산. 1회초 선두 최주환의 좌중간 3루타와 김현수의 중전 적시타로 먼저 앞서 나갔다.
그러나 LG는 공수가 바뀌자마자 대거 5득점하는 괴력을 발휘했다. 한꺼번에 4점을 얻은 만루홈런 한 방이 결정적이었다. 이병규(7번), 정성훈의 볼넷으로 만든 2사 1,2루에서 최동수가 중전적시타를 때려내 1-1.
계속된 2사 만루 기회에서 7번타자 김태완은 두산 선발 김선우로부터 좌월 만루홈런을 날려 1루 쪽 LG 팬들을 열광의 도가니로 몰고갔다. 2004년 LG 입단 후 개인 첫 만루포였다.
5-3으로 쫓긴 7회에는 엄청난 집중력으로 한꺼번에 9득점, 승부를 결정지었다. 이병규(9번)의 중전안타, 정성훈의 우측 2루타와 최동수의 볼넷으로 잡은 1사 만루.
대타 박용택은 우전 적시타로 추가점을 올렸고, 이후 서동욱, 김태군의 2타점 2루타, 이병규(7번)의 3타점 2루타, 이병규(9번) 적시 2루타가 정신없이 터져나왔다.
두산은 7회에만 김승회, 이원재, 정대현 등 투수들을 줄줄이 마운드에 올렸으나 불붙은 LG타선을 잠재우기엔 역부족이었다.
LG는 6이닝 3실점한 선발 주키치에 이어 김기표, 이상열, 우규민, 류택현을 투입해 두산 타선을 봉쇄했다.
두산은 제 컨디션이 아닌 선발 김선우가 5이닝 6피안타 5실점한 데다 7회 마운드가 속절없이 무너져 대패를 지켜봐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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