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한준기자] 넥센 히어로즈 강정호의 홈런 페이스가 예사롭지 않다.
강정호는 16일 목동구장에서 열린 롯데 자이언츠와 경기에서 팀이 2-4로 끌려가고 있던 6회말 무사 1루 상황에서 타석에 섰다. 그는 볼 카운트 원스트라이크 투볼에서 롯데 선발 라이언 사도스키가 던진 4구째에 방망이를 휘둘렀다.
강정호는 사도스키가 던진 141km짜리 컷 패스트볼을 밀어쳤고 타구는 우측 담장을 넘어갔다. 4-4 동점을 만드는 투런홈런. 아쉽게도 넥센은 강정호의 동점포 기세를 살리지 못하고 이날 롯데에게 4-5로 졌다.
강정호는 시즌 19호를 쏘아올리면서 홈런 부문 선두 자리를 굳게 지켰다. 공동 2위에 올라 있는 이승엽(삼성 라이온즈), 최정(SK 와이번스, 이상 14개)과 격차를 5개로 벌렸다.
강정호는 올 시즌 4월과 5월에 각각 7개씩 홈런을 쳤다. 6월 들어서도 이날 포함 5개의 홈런을 기록 중이기 때문에 2009년 작성한 자신의 한 시즌 개인 최다 홈런(23개)을 가뿐히 뛰어 넘는 것은 시간 문제로 보인다. 또한 1997시즌 이종범(은퇴)이 기록한 유격수 최다 홈런(30개)도 가시권에 들어왔다.
넥센 박흥식 타격코치는 강정호를 두고 "유격수에서 뛰지 않았다면 충분히 홈런 1위를 노릴 수 있는 선수"라고 했다.
박 코치는 "(강)정호는 아무래도 수비와 체력적인 부담이 클 수밖에 없는 자리에서 뛴다"며 "사견이지만 강정호와 박병호가 현재와 비슷한 페이스를 유지한다면 나중에는 (박)병호가 좀 더 앞으로 치고 나갈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박병호는 16일 현재 13홈런으로 강정호, 이승엽, 최정에 이어 홈런 부문 4위다. 박 코치는 "병호는 지명타자로 돌릴 수 있는 포지션의 여유가 있다"며 "그러나 정호를 그 자리에 쓸 경우 유격수에 대신 들어가서 수비를 맡을 수 있는 선수가 마땅찮은 상황"이라고 했다.
강정호는 2009, 2010시즌에 전경기에 출전했다. 체력적으로 부담을 느끼는 무더위를 넘긴 경험이 있다. 반면 박병호는 2005년 프로 데뷔 이후 전경기에 나온 경험은 아직 없다.
박 코치는 "두 선수 모두 체력이 관건"이라며 "홈런 1위를 떠나 둘 다 시즌이 끝날 때까지 지금처럼만 해줬으면 좋겠다"고 껄껄 웃었다.
한편 강정호는 "홈런 1위에 대한 욕심은 없다. 몇 개의 홈런을 친다는 구체적인 목표는 세우지 않았다"면서 "그러나 한 시즌 개인 최다 홈런 기록은 이번에 꼭 넘고 싶다"고 얘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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