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형태기자] 가랑비에 옷 젖은 꼴이었다. 1일 잠실 두산-롯데전은 '단타 공세'를 펼친 두산 베어스가 7-2로 완승했다.
경기 전까지만 해도 롯데 자이언츠의 우세가 점쳐졌다. 두산 선발은 프로 2년차인 '임시 선발' 안규영. 롯데는 에이스급인 유먼이었다. 더구나 7연승 뒤 2연패를 기록한 롯데다. 힘없이 잠실에서 '싹쓸이패'를 당하지는 않을 것이란 전망이 우세했다. 그러나 결과는 정반대였다. 두산이 4연승 행진을 달린 반면 롯데는 3연패 늪에 빠졌다.
두산 전략의 승리였다. 직구 볼끝이 뛰어나고 코너워크가 일품인 좌완 유먼 공략을 위해 두산 타선은 툭툭 가볍게 맞히는 데 주력했다. 선발 라인업에 포진한 6명의 우타자는 약속이나 한 듯 바깥쪽 직구를 무리 없이 밀어치는 데 주력했다. 때문에 이날 6회까지 두산이 기록한 11안타 가운데 무려 10안타가 단타였다
특히 1-0으로 앞선 5회말 공격은 주목할 만했다. 9명의 타자가 나서 단타 5개와 볼넷 1개로 5점을 얻는 집중력을 발휘했다. 침착하게 마운드를 지켜온 유먼이 제풀에 지칠 수밖에 없었다.
선두 윤석민이 중전안타를 치고 나간 뒤 이원석의 볼넷, 대타 정수빈의 희생번트로 1사 2,3루. 이 상황에서 유먼은 그만 포수 강민호의 미트를 튕기고 뒤로 빠져나가는 폭투를 범했다 스코어는 2-0.
계속된 1사 3루에서 이종욱은 좌익수와 중견수 사이에 절묘하게 떨어지는 적시타를 때려냈다. 후속 고영민은 엉덩이가 빠진 상태에서 유먼의 바깥쪽 직구를 손목 놀림만으로 받아쳐 좌전안타를 때려냈다. 병살타 수비를 위해 2루 쪽으로 치우쳐 있던 유격수 문규현이 다이빙해봤지만 공은 간발의 차이로 빠져나갔다.
이어진 1사 1,3루에서 김현수의 내야땅볼, 최준석의 우전 안타로 주자 2명이 더 홈을 밟아 6-0. 사실상 승부를 가른 5회말 두산 공격이었다.
사실 롯데와 주말 3연전이 시작되기 전만 해도 골머리를 앓던 두산이다. 타선의 전반적인 침체로 타격 코치까지 교체했다. 올 시즌 2번째 코칭스태프 보직 이동이었다. 송재박 2군 감독이 1군 타격 코치를 맡았다. 개막 당시 이명수(현 2군 수비코치), 그리고 이토 쓰토무(수석 코치)에 이은 3번째 '타격 선생님'이다.
결과적으로 두산 타자들을 오랫동안 지켜봐온 송 코치가 합류하면서 타선의 짜임새가 한결 좋아진 모양새다. 그러나 송 코치는 우연의 일치일 뿐이라며 손사래를 쳤다. 그는 이날 경기 전 "특별히 내가 한 게 없다. 타격 자세에 관해 몇 마디 하긴 했지만 그저 선수들이 잘 했을 뿐"이라며 너털웃음을 터뜨렸다.
송 코치가 합류한 뒤 3경기서 두산은 합계 18득점을 올렸다. 연승이 시작된 지난달 28일 목동 넥센전부터 경기당 평균 6점을 올렸다. 이 기간 중 평균 실점은 2점에 불과하다.
조이뉴스24 잠실=김형태기자 tam@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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