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필기자] '이름없는 영웅(Unsung Hero)'의 기억은 지워라. 이제는 진짜 영웅이 된다.
2012~2013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가 18일 오후(한국시간) 개막전 7경기를 시작으로 10개월간의 긴 여정에 들어간다.
국내 팬들에게는 새 시즌 우승컵의 주인과 함께 둥지를 옮긴 박지성(31, 퀸즈 파크 레인저스)의 활약 여부가 큰 관심사다.
박지성은 퀸즈 파크 레인저스(이하 QPR) 홈구장인 런던 로프터스 로드 스타디움에서 스완지시티를 상대로 정규리그 이적 데뷔전을 갖는다. 맨체스터 유나이니티드 에서 옮겨온 후 처음으로 제대로 홈 팬들에게 인사하게 되는 것이다.
박지성의 QPR 이적은 그야말로 놀라움의 연속이었다. 13번을 달고 7시즌을 소화하면서 맨유에서 선수 생활을 마감하겠다고 할 정도로 애착이 강했던 그였다. 그러나 출전 기회가 줄어들면서 자존심에 상처를 입은 박지성은 돌파구를 찾아야 했다.
마침, 지난 시즌 17위로 어렵게 강등을 면한 QPR이 박지성에게 구애를 했다. 마크 휴즈 감독이 내한해 직접 설득할 정도로 박지성 영입에 정성을 쏟아 이적을 성사시켰다.
프리시즌 박지성은 주장 완장을 차고 연습경기에 나서는 등 팀 내 에이스 역할을 시험받았다. 휴즈 감독이 직접 그에게 전술을 상의하는 등 풍부한 경험에 대해 신뢰를 보낼 정도로 QPR의 중심이 되고 있다.
QPR에서 박지성이 해야 할 일은 넘쳐난다. 팀 성적을 중위권으로 끌어올려 강등 경쟁을 피하는 것은 물론 공수를 조율하는 미드필더로 균형추 역할을 해야 한다. 이른바 '센트럴 팍(Central Park)'으로의 변신이다. 박지성으로선 별다른 경쟁자도 없어 홀로 긴 시즌을 버텨야 한다.
국가대표팀에서 은퇴한 만큼 온전히 리그에 전념할 수 있는 박지성은 무엇보다 무릎 부상을 조심해야 한다. 지난 시즌 각종 대회에서 29경기에 나섰던 박지성은 올해 정규리그 38라운드에 FA컵, 리그컵 등에서 두루 활약하며 팀을 컨트롤해야 한다. 자기 관리가 철저한 박지성이라지만 많은 경기 소화에 따른 체력 부담에서 자유롭지 못하다는 뜻이다.
새롭게 영입된 선수들과 기존 자원 간 융화에도 나서야 한다. QPR의 토니 페르난데스 회장은 공격적인 투자로 박지성 외에도 주니어 호일렛, 파비우 등을 영입했다. 모두 승리만을 바라보고 있다. 패배 의식에 젖어 있던 기존 선수들에게 맨유 시절 이식 받은 '승리 DNA' 전파를 하는 것도 박지성의 몫이다.
프리 시즌에도 경험했듯 팀의 마케팅에도 박지성은 중심에 선다. 박지성의 인기는 QPR의 아시아 투어에서도 증명됐다. 팀 동료들이 그의 인기에 놀랄 정도다. QPR 현지 팬들도 박지성의 등번호 7번이 새겨진 유니폼을 대량 구매할 정도로 벌써부터 인기는 상당하다.
휴즈 감독은 "박지성은 올바른 태도와 좋은 능력을 지녔다. 가장 높은 수준에서 경기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우리에게도 신뢰감을 준다"라며 무한 믿음을 드러냈다. 이래저래 즐거운 부담 속 새 시즌을 시작하는 박지성이다.
조이뉴스24 이성필기자 elephant14@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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