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명의기자] "우리팀의 에이스 포수이기 때문에 내일은 선발 출전할 예정이다."
롯데 자이언츠 강민호가 오랜만에 선발 마스크를 쓸 전망이다. 양승호 감독이 플레이오프 1차전 패배 후 2차전부터 강민호을 선발로 출전시키겠다는 뜻을 나타낸 것이다.
롯데는 16일 문학구장에서 열린 SK 와이번스와의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1-2로 패했다. 선발 김광현은 물론 엄정욱, 박희수, 정우람으로 이어지는 SK 마운드를 전혀 공략하지 못했다. 침체된 타선에 반전 카드가 필요한 상황에서 양 감독의 선택은 강민호였다.
강민호는 지난 8일 두산 베어스와의 준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홈으로 날아오는 송구가 불규칙 바운드를 일으키며 눈두덩이에 공을 맞았다. 곧바로 교체된 강민호는 이후 병원 입원을 하는 등 남은 준플레이오프 경기에 결장했다.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는 오랜만에 그라운드에 나선 강민호의 모습을 볼 수 있었다. 롯데가 1-2로 뒤지던 7회초 1사 1루, 선발 포수 용덕한의 대타로 나선 강민호는 우익수 플라이에 그쳤다. 이후 강민호는 남은 경기 안방 자리를 지켰다. 양 감독은 "연습량은 부족하지만 큰 것 한 방을 기대했다"고 강민호의 대타 투입 시점을 설명했다.
분명 강민호는 정상 컨디션이 아니다. 부상 이후 오랫동안 훈련을 쉬었다. 훈련을 시작한 지는 이틀 정도밖에 안 됐다. 하지만 양 감독은 강민호를 2차전 선발로 기용하겠다는 뜻을 드러냈다. 이는 강민호에 대한 믿음과 함께 팀 분위기 반전을 꾀하기 위한 선택으로 보인다.
롯데는 준플레이오프 2차전부터 플레이오프 1차전까지 4경기 연속 똑같은 선발 라인업을 들고 나왔다. 그러나 그 4경기에서 득점은 총 9점에 그쳤다. 경기당 평균 2.25득점에 불과하다. 플레이오프 진출에는 성공했지만 SK를 넘기에는 불안한 모습이다.
강민호의 투입으로 타선 전체가 크게 달라지는 것을 기대할 수는 없다. 하지만 분위기 전환을 노려볼 수 있다. 강민호는 양 감독의 말대로 팀의 주전 포수다. 그동안 용덕한이 공수에서 확실한 백업 역할을 해냈지만 강민호에 비해 무게감이 떨어지는 것이 사실이다.
1차전 대타 기용에서 양 감독이 기대했듯 강민호에게는 '한 방 능력'이 있다는 점도 변수가 될 전망이다. 올 시즌 19개의 홈런을 쏘아올린 강민호는 팀내 최다 홈런 타자다. 2차전 SK 선발 윤희상을 상대로도 올 시즌 타율은 2할7푼3리(11타수 3안타)에 머물렀지만 2루타와 홈런 하나씩을 포함해 4타점을 기록했다.
변수는 역시 강민호의 몸 상태다. 컨디션을 얼마나 회복했을지가 관건. 눈이라는 민감한 부위의 부상이었기 때문에 오랜만의 선발 출전은 자칫 무리가 될 수도 있다.
하지만 롯데는 벼랑 끝에 섰다. 에이스 송승준이 선발로 나서고도 2차전을 패한다면 한국시리즈 진출은 어려워진다. 2차전을 반드시 잡아야 하는 롯데는 강민호가 써내려갈 반전 드라마에 기대를 걸고 있다.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