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한준기자] 레이바 마르티네스(쿠바, 등록명 레오)는 2012-13시즌 삼성화재의 새로운 외국인선수다. 삼성화재는 V리그에서 외국인선수 덕을 가장 많이 본 팀 중 하나다. 안젤코 추크(크로아티아, 현 KEPCO)와 가빈 슈미트(캐나다, 현 러시아 이스크라 오틴트소브)가 뛴 지난 5시즌 동안 삼성화재는 챔피언결정전에서 항상 웃었다.
그런데 가빈이 지난 오프시즌 삼성화재의 재계약 요청을 뿌리치고 러시아리그로 떠났다. 삼성화재 신치용 감독은 불가리아, 에스토니아, 러시아 등 동유럽 출신 선수들을 직접 불러 테스트를 하는 등 가빈의 빈 자리를 메울 선수를 찾았지만 쉬운 일은 아니었다.
결국 신 감독은 마지막 카드로 레오를 선택했다. 신 감독은 중남미 출신 외국인선수를 선호하는 편은 아니다. V리그 남자부에 외국인선수 제도가 처음 도입된 2005-06시즌 신 감독은 아쉐(브라질)를 팀의 첫 외국인선수로 뽑았다. 그러나 아쉐는 기량미달로 퇴출된 첫 번째 선수가 됐고 이어 데려온 미국대표팀 출신 윌리엄 프리디는 기대만큼 활약을 보이지 못했다.
2006-07시즌 삼성은 당시 현대캐피탈의 우승을 이끈 숀 루니(미국)의 대항마로 206cm의 장신 레안드로 다 실바(브라질)를 데려왔다. 레안드로는 그 해 개막전에서 48점을 올리는 등 활약했다. 하지만 레안드로와 함께한 삼성화재는 현대캐피탈에게 2년 연속 우승컵을 내줬다.
신 감독은 이 때부터 외국인선수 선발 기준을 바꿨다. 체격조건도 중요하지만 기존 팀 시스템에 녹아들 수 있는 선수를 우선시 했다. 여기에 기량보다 선수가 갖고 있는 인성에 더 초점을 맞췄다. 신 감독은 "중남미 출신 선수들이 경기가 잘 풀릴 때는 괜찮지만 쉽게 흥분하고 기복이 있는 게 단점"이라고 했다. 신 감독은 "지역적인 특색이 있다고 생각하진 않지만 레안드로의 경우 그런 부분이 있었다"고 했다.
그런데 삼성화재는 5시즌만에 다시 중남미 출신 선수를 데려왔다. 바로 레오다.
레오는 3일 대전 충무체육관에서 열린 KEPCO와 2012-13시즌 개막전에서 국내 코트 데뷔전을 치렀다. 레오는 이날 두 팀 합쳐 최다인 51득점을 올리면서 삼성화재의 3-1 승리의 주역이 됐다. 레오는 16개의 범실을 기록했지만 공격성공률이 무려 71.43%를 기록했다.
국내 코트 데뷔 성적만 따진다면 2007-08시즌 안젤코(19득점), 2009-10시즌 가빈(43)보다 앞선다. 레오는 이날 경기가 끝난 뒤 가진 공식 인터뷰에서 "V리그의 수준이 결코 떨어지지 않는 곳이라고 들었다"며 "그래서 개막전을 앞두고 걱정을 했는데 첫 경기를 잘 치러 다행"이라고 얘기했다.
또 레오는 "오늘 범실이 많았는데 앞으로 보완해야 할 부분이라고 생각한다"며 "한 경기에서 50점 이상 올린 건 처음"이라고 했다.
신치용 감독은 레오에 대해 "처음 팀에 왔을 때 몸무게가 78kg밖에 나가지 않아 '이래가지고 되겠나' 싶었다"며 "그래서 몸무게를 늘리라고 해 현재는 85kg 정도"라고 전했다. 신 감독은 "시즌을 치르면서 90kg정도까지 근육과 함께 늘린다면 파워도 좀 더 늘어날 걸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신 감독은 "가빈이 처음 삼성화재에 왔을 때와 견줘 레오는 자신만의 장점이 있다"며 "파워는 가빈이 나은 편이지만 레오는 볼 처리 능력이 좋고 수비와 배구에 대한 이해력은 더 낫다"고 말했다. 신 감독은 "오늘 경기만 놓고 속단할 수 없지만 성장가능성이 무궁무진한 선수"라고 강조했다.
조이뉴스24 /대전=류한준기자 hantaeng@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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