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한준기자] 대한항공은 2012-13시즌 개막을 앞두고 새로운 주장을 뽑았다. 그 동안 팀의 캡틴은 장광균의 몫이었다. 그러나 장광균은 신경수와 함께 오프시즌 동안 임대 형식으로 KEPCO로 유니폼을 바꿔 입었다.
주장 자리가 빈 대한항공은 새 인물을 물색했다. 장광균이 주장을 맡기 전 그 자리를 맡았던 팀내 최고참 이영택이 후보로 꼽혔다. 그러나 신영철 감독은 최고참보다 중간급 선수가 주장을 맡았으면 하는 바람이 있었다.
신 감독의 눈에 들어온 선수가 김학민이다. 그러나 김학민은 평소 코트 안팎에서 조용한 성격이라 어울리지 않는다는 팀 자체 판단도 있었다. 그래서 대안으로 세터 한선수에게 주장을 맡기자는 의견도 나왔다. 그런데 김학민은 신 감독이 이야기를 꺼내자 그 자리에서 주장 자리를 받아들였다.
김학민은 "그 동안 팀에 있으면서 여러가지로 미안한 마음도 있었다"고 했다. 수성고와 경희대를 나온 그는 지난 2006-07시즌 신인 드래프트에서 전체 1순위 지명을 받고 대한항공에 입단했다. 193cm로 공격수 치고 신장이 작은 편에 속했지만 점프력이 뛰어나 신장의 핸디캡을 만회할 수 있었다.
김학민은 "아무래도 올 시즌이 마지막이 될 수 있으니까 내 자신을 좀 더 채찍질하기 위해서라도 주장 자리는 잘 맡은 것 같다"고 말했다. 병역문제를 해결하지 않은 김학민은 올 시즌이 끝나면 곧바로 공익근무요원으로 입대를 할 예정이다.
보비, 레안드로(이상 브라질), 밀류세프(불가리아), 칼라(쿠바), 페이텍(미국), 마틴(슬로바키아) 등 팀을 거쳤거나 현재 뛰고 있는 외국인선수들과 함께 대한항공의 주 공격수 노릇을 하고 있는 김학민에게 올 시즌은 출발이 좋지 못했다.
몸 상태가 말이 아니었디. 그는 지난 시즌이 끝나고 휴식시간도 없이 대표팀에 뽑혀 2012 런던올림픽 예선전을 뛰었다. 그리고 6월에는 발목 수술을 받았고 오프시즌 내내 재활에 매달렸다. 그러다보니 세터 한선수와 제대로 손발을 맞출 시간이 부족했다.
2012-13시즌이 시작되자 김학민에겐 '예전과 견줘 못하다'는 평가가 나왔다. 김학민은 "(한)선수의 토스에 내가 맞췄어야 했는데 그러지 못했다"며 "내가 급하다 보니 먼저 점프를 했고 그래서 매달려서 공을 때리는 경우가 많았다"고 설명했다.
대한항공은 1라운드를 3승 2패의 성적으로 마쳤다. 삼성화재와 LIG 손해보험에 연패를 당하면서 흔들렸지만 22일 인천 도원체육관에서 열린 현대캐피탈과 1라운드 마지막 경기에서 3-1로 승리를 거두면서 한숨을 돌렸다. 1, 2세트에서 5점에 그쳤던 김학민도 3, 4세트에서는 힘을 내 14점으로 활약했다.
김학민은 "중요한 경기였는데 승리를 거두면서 연패를 끊게 돼 다행"이라고 했다. 그는 "분위기 반전의 계기가 됐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이날 경기를 앞두고 김학민은 후배들을 따로 불러 주장으로서 미팅을 하진 않았다. 말보다는 평소 행동으로 먼저 보여주는 게 더 낫다는 판단이 들어서였다.
김학민은 "주장으로 코트에서 먼저 파이팅을 외치고 그래야 하는데 좀 부족한 건 사실"이라고 웃었다. 그러나 그는 후배들보다 먼저 코트에 나와 몸을 풀고 가장 마지막까지 남아 훈련을 한다. '솔선수범' 그 단어를 마음에 담고 김학민은 오늘도 어김없이 코트로 나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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