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필기자] 올 시즌 K리그 대상에서 가장 경쟁이 치열했던 포지션은 오른쪽 풀백이었다. 다른 포지션과 달리 기량이 대부분 비슷했다.
기록만 뜯어보면 우열을 가리기는 더욱 힘들었다. 후보에 올랐던 김창수(27, 부산 아이파크)가 28경기 2도움으로 출전 경기수가 가장 적었고 팀을 정규리그 우승에 올려놓은 고요한(24, FC서울)은 38경기 1골 2도움을 해냈다.
FA컵 우승을 이끈 신광훈(25, 포항 스틸러스)은 37경기 3도움, A대표팀을 오갔던 오범석(28, 수원 삼성)은 39경기 1도움으로 가장 많은 경기를 소화했다.
공격포인트를 올리기 힘든, 그러나 부지런함이 최고로 꼽히는 포지션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더욱 그랬다. 그래서 누가 수상할지는 아무도 몰랐다.
그래도 주인공은 결정되는 법, 3일 오후 서울 홍은동 그랜드힐튼호텔에서 열린 K리그 대상의 승자는 김창수였다. 김창수는 전체 116표 중 44표(37.9%)를 받아 고요한(33표, 28.4%)을 11표 차로 따돌렸다. 오범석(24표, 20.7%), 신광훈(15표, 12.9%)도 고르게 표를 받을 만큼 전 수상 부문 중에서 득표율이 가장 낮았다.
김창수의 수상은 오랜 도전의 결과였다. 2004년 울산 현대를 통해 K리그에 데뷔한 그는 지난 3시즌 연속 후보에 올랐다. 하지만, 매번 좌절했다.
시상식 전 김창수는 "올림픽대표팀에 뛰었던 K리거들에게 주는 공로패를 받으려고 왔다"라며 수상자로는 거리가 멀다는 반응을 보였다.
기록을 세밀하게 뜯어보면 그랬다. 올림픽에서 영국과 8강전 도중 부상을 당해 많이 뛰지 못했다. 그래도 부상에서 복귀한 뒤 9경기 중 7경기를 풀타임 소화하며 믿음을 보여줬다. 곧바로 A대표팀에도 호출되는 등 화려한 시즌을 보냈다.
그는 "지난 3년 동안 시상식에서 후보에만 있었다. 늘 상을 받지 못했는데 이번에는 솔직히 받고 싶다"라며 속내를 드러냈다.
막상 수상자로 호명되자 놀란 그였다. 수상자 중 유일하게 노타이 차림으로 올라서 상을 받은 뒤 "좀 더 발전하는 선수가 되도록 노력하겠다"라며 덤덤한 반응을 보였다.
시상식 후 팬들에게 둘러싸여 정신없는 시간을 보낸 김창수는 "상을 받으니 정말 기분이 좋다. 무엇을 해야 할지 모르겠다. 이래서 상을 받는구나 싶다"라며 얼떨떨함을 감추지 못했다.
조이뉴스24 /이성필기자 elephant14@joynews24.com 사진 최규한기자 dreamerz2@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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