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필기자] 형식은 자진 사임이지만 사실상 경질에 가까웠다.
성남 일화가 지난 7일 신태용 감독이 박규남 단장에게 제출한 사표를 8일 수리했다. 지난 2009년 성남 사령탑에 올랐던 신 감독은 4년 만에 K리그를 잠시 떠나게 됐다.
성남 구단은 "신 감독이 7일 사표를 제출하면서 자신의 거취에 대해 (물러나겠다는) 명확한 입장을 전달했다"라며 해임, 또는 경질이 아닌 자진 사퇴라는 뜻을 분명히 했다.
그러나 지난달 28일 K리그 최종전 강원FC전에서 성남이 0-1로 패한 뒤 박규남 단장이 신 감독을 비롯한 코칭스태프 전원에게 사직서를 제출하라고 했던 점을 감안하면 사실상 경질이라고 볼 수밖에 없다. 구단은 논의 끝에 신 감독의 사표를 수리하기로 결정했다.
올 시즌 성남은 윤빛가람, 한상운, 요반치치 등을 영입하며 화려한 시즌을 예고했다. 하지만, K리그에서는 12위에 머물렀고 AFC 챔피언스리그는 16강에서 탈락했다.
자존심이 강한 신태용 감독은 고민을 거듭하다 사표를 던졌다. 박 단장이 만류를 했다고는 하나 어디까지나 요식행위에 불과했다. 이미 경질을 염두에 두고 만류하는 형식을 취한 것은 신 감독의 속을 더 긁은 셈이 됐다. 8일 오전까지 신 감독에게 사표를 반려하겠다며 유임 의사를 전달했지만 신 감독의 마음을 되돌릴 수는 없었다.
당장 성남 팬들은 홈페이지 등을 통해 반발하고 있다. "한 시즌 성적이 좋지 않았다고 이렇게 내칠 수 있느냐"는 등 비판적인 여론이 우세했다.
신 감독은 당분간 공부를 하겠다며 1~2년 정도 휴식을 취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그는 "그동안 앞만 보고 달려왔다. 이제 한 템포 쉴 때다. 지난 4년의 감독생활은 내게 많은 것을 가르쳐줬다"라고 심경을 전했다.
신 감독의 사의로 한 배를 탔던 김도훈, 이영진, 차상광 코치 역시 사표를 던질 것으로 보인다. 성남은 이들의 사표가 수리되는 대로 새 감독 선임 작업에 들어갈 예정이다.
조이뉴스24 /이성필기자 elephant14@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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