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필기자] '풍운아' 이천수(32, 인천 유나이티드)가 돌아왔다.
이천수는 31일 인천축구전용경기장에서 열린 현대오일뱅크 K리그 클래식 4라운드 대전 시티즌전을 통해 복귀했다. 지난 2009년 6월 20일 전북 현대와의 경기 이후 1천381일 만의 귀환이다.
경기장에는 '이천수 인천상륙작전'이라는 현수막이 걸렸다. 지난달 27일 입단식을 가지며 재기를 노리며 피땀을 흘린 이천수의 출전을 바라는 마음의 표현이었다. 이천수는 체지방을 줄이면서 몸을 가볍게 만드는 등 노력을 게을리 하지 않았다.
인천 김봉길 감독은 이천수의 투입을 기정사실화 하면서도 고민스럽다는 반응을 보였다. 그는 "이천수의 몸상태가 100%는 아니다"라면서도 "본인의 노력도 있고 동료들의 도움도 있어 생각보다 몸상태가 빨리 올라왔다"며 이기고 있는 편안한 시점에서 투입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몸을 풀고 선수 대기실로 들어가는 이천수의 얼굴은 상기되어 있었다. 인천 관계자는 "김 감독님이 출전 여부를 알려주지 않았지만 스스로 이런저런 준비를 하더라. 후배들에게도 경기 운영 방법을 알려주는 등 선참다운 모습을 보여주더라"라고 전했다.
벤치에서 시작한 이천수는 전반 30분 인천이 0-1로 지고 있는 상황에서 몸을 풀러 나왔다. 그러자 관중의 박수가 터졌다. 하프타임에도 그는 그라운드에서 열심히 몸을 풀었다.
후반, 양팀이 한 골씩 주고 받으며 대전이 2-1로 앞섰다. 고민하던 김 감독은 7분 이천수를 투입했다. 오랜만의 출전에 경기장은 박수의 물결로 넘실거렸다. 이천수도 의욕적인 움직임을 보이며 처진 공격수로 출전했다.
투입 후 한 차례 볼을 터치했던 이천수는 10분 왼쪽 측면에서 수비수 두 명을 옆에 두고 특유의 드리블을 했다. 순간적인 스피드가 돋보였다. 수비수 한 명이 더 가담한 뒤 이천수의 드리블을 차단했다.
13분에는 미드필드 오른쪽에서 프리킥 기회를 얻었다. 전매특허인 프리킥의 감각이 살아있는지를 확인해 볼 수 있는 기회였다. 하지만, 너무 낮게 차는 바람에 수비에 걸리고 말았다. 그래도 이천수의 동작 하나하나에 팬들의 시선이 집중되는 등 효과는 충분했다. 19분에는 첫 슈팅을 시도했고 26분에는 오프사이드에 걸리기는 했지만 움직임 자체는 나쁘지 않았다.
31분 왼쪽 코너킥의 키커로 나선 이천수는 이어진 기회에서 회심의 왼발 슈팅을 했지만 하늘 위로 날아갔다. 그래도 이천수는 이천수였다. 좌우 측면은 물론 최전방과 중앙선 아래 수비라인까지 내려와 커버하는 등 열정적인 움직임을 보여줬다. 비록 팀은 패했지만 경기 후 후배들을 다독이는 등 선배 역할에 부족함이 없었다.
조이뉴스24 /인천=이성필기자 elephant14@joynews24.com 사진 조성우기자 xconfind@joynews24.com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