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상숙기자] 이상범 안양 KGC 감독은 경기 전 선수들의 '투지'를 주목했다. 부상병들이 쏟아졌고, 6강 플레이오프부터 치르고 올라와 체력은 이미 바닥을 드러낸 시점. 4강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는 SK에 패해 챔피언결정전 진출 확률은 더 떨어졌다. 그러나 이 감독은 "뛰는 것도 버겁지만, 선수들을 믿는다"며 "지금은 힘들지만, 코트에 들어가면 선수들 눈빛부터 달라질 것이다. 내가 잘 안다"며 여유 있게 웃었다.
예상은 적중했다. KGC는 3일 잠실 학생체육관에서 열린 SK와의 4강 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70-63으로 이겼다. 1쿼터서 단 7득점으로 부진했지만, 2쿼터부터 득점력이 살아나면서 역전을 일궈냈다. 4쿼터 막판까지 승부를 알 수 없는 접전이 이어졌고, KGC는 몸을 사리지 않는 플레이를 앞세워 SK를 제압했다.
경기를 마치고 인터뷰실에 들어선 이 감독의 얼굴에 미소가 가득했다. 이 감독은 "내가 봐도 선수들의 정신력이 정말 대단하다. 3쿼터부터 대부분 파울 트러블이 걸려 있어 어려웠는데, 한 발 더 뛰는 플레이로 SK를 눌렀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1쿼터서 14-7로 뒤져 시작이 불안했다. 그러나 마지막에는 KGC가 웃었다. 이 감독은 "전반 흐름이 안 좋았는데, SK도 우리만큼 점수가 안 나더라. 다행히 2쿼터에 분위기가 넘어왔다. 후반전 관리만 잘하면 승산이 있다고 판단했다. 4쿼터에는 키브웨를 투입해 지키는 농구를 했다"고 설명했다.
이날 3점슛 5개를 터뜨리며 무려 20득점을 책임진 신인 최현민의 활약이 대단했다. 이 감독은 "찬스가 나면 안 들어가도 되니 쏘라고 지시했다. 점점 자신감이 생겨 결정적인 순간에도 잘해줬다"고 흐뭇해했다.
자신의 득점력에 "100점"을 준 최현민은 "운이 좋았다. 이렇게 들어간 적이 없었는데, 찬스가 오면 무조건 쏘라는 감독님의 말씀에 자신감이 생겼다. 마음이 편해 좋은 결과가 있었다"고 말했다.
정규시즌부터 시작된 부상 악몽. KGC 선수들은 경기가 끝나면 링거를 맞는다. 트레이너들의 손길은 12시가 넘어서도 분주하다. 그러나 KGC는 4강 플레이오프서도 선전하며 디펜딩챔피언의 자존심을 지켰다.
최현민은 "선수들이 많이 지쳤다. 그런데 형들이 앞서 한 발씩 더 뛰고, 리바운드를 잡아주니 나는 형들보다 더 열심히 뛸 수밖에 없다. 그래야 팀에 피해가 안 간다. 점점 투지와 근성이 생기는 것 같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조이뉴스24 잠실학생체=한상숙기자 sky@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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