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명의기자] 개막 후 7연패라는 최악의 부진에 빠진 한화 이글스에게 또 하나의 고민이 생겼다. 바로 침묵하고 있는 홈런포다.
한화는 개막 후 홈런이 하나도 터지지 않은 유일한 팀이다. 김태완-김태균-최진행으로 이어지는 클린업 트리오는 어느 팀에도 뒤지지 않는다는 평가지만 기대했던 홈런은 아직 나오지 않고 있다.
사실 홈런포 침묵은 단편적인 고민에 불과하다. 한화의 가장 큰 문제점은 마운드, 특히 불펜의 붕괴와 불안한 수비에 있다. 아무리 점수를 뽑는다 해도 그보다 더 많은 실점을 한다면 이길 수 없는 것이 야구다. 마운드와 수비가 안정돼야 승리할 확률이 높아진다.
한화는 7경기에서 팀 평균자책점이 7.30까지 치솟았다. 매 경기 7~8점을 내주고 있다는 이야기다. 팀 평균자책점만 살펴봐도 아직 첫 승을 올리지 못하는 이유가 확연히 드러난다. 두산과 롯데의 팀 평균자책점은 3.38로 한화의 절반도 안되는 수준이다.
연패의 모든 문제는 마운드와 수비에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방망이 역시 신통치 않다. 침묵하고 있는 홈런포 역시 빨리 터져야 하는 이유가 분명히 있다. 마땅한 득점 루트가 눈에 띄지 않기 때문이다.
한화의 팀 타율은 2할6푼1리로 9개 구단 중 6위다. 경기 당 평균 득점도 3.57점으로 NC(1.8점)에 이어 밑에서 두 번째다. 안타를 많이 치지 못하는 팀이 쉽게 득점할 수 있는 방법은 크게 두 가지. 기동력을 발휘하거나 홈런을 노리는 것이다. 그러나 한화는 두 분야에서 모두 두각을 보이지 못하고 있다.
한화는 7경기에서 5번 도루를 시도해 3번 성공했다. 경기 당 평균으로 치면 9개 구단 중 가장 적은 시도 횟수다. 이는 결국 집중타가 터져야만 득점을 올리기 쉽다는 뜻이기도 하다. 팀 출루율도 낮지만 뛸 선수 자체가 부족하기 때문에 도루 시도가 적을 수밖에 없다.
그러나 홈런의 경우는 이야기가 다르다. 한화에는 홈런 타자가 적지 않다. 중심타선을 이루는 세 선수가 모두 거포형이다. 김태완은 지난 2008년, 2009년에 2년 연속 23홈런을 기록했다. 김태균은 2008년 31개의 홈런으로 홈런왕에 올랐던 슬러거다. 최진행 역시 2010년 32개의 홈런을 쳐봤던 경험이 있다.
시간이 해결해 줄 문제지만 너무 오래 홈런포가 침묵하면 좋을 것이 없다. 올 시즌 한화의 전력에서 가장 기대되는 부분은 중심타선의 파괴력이었다. 세 선수가 15타점을 합작하며 제 몫을 해내고는 있지만, 시원한 홈런 한 방이 없다는 것은 아쉬운 부분이다.
김태균과 최진행은 모두 올 시즌을 앞두고 홈런 수를 늘리겠다는 목표를 밝혔다. 그러나 아직은 숨을 고르고 있다. 한화의 연패 탈출 시점과 함께 첫 홈런이 언제 나올지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조이뉴스24 정명의기자 doctorj@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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