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영기자] '가왕' 조용필과 '국제가수' 싸이, 가요계가 음악으로 이처럼 뜨거운 적이 있었던가.
지금 가요계는 싸이와 조용필, 세기의 대결이 흥미진진하게 펼쳐지고 있다. 큰 형님들의 컴백에 10대부터 50, 60대까지 음악으로 하나가 됐다. 뚝심있게, 소신있게 음악으로 승부를 건 전략이 통했다.
싸이는 '강남스타일'에 이어 '젠틀맨'으로 또 한 번의 신드롬을 일으키고 있다.
발매 첫 날 국내 음원차트를 올킬하며 기세 좋은 출발을 한 싸이. 사실 국내 인기는 어느 정도 예견됐던 현상이다. 가요계는 싸이가 컴백한 4월 초를 주목했고, 앨범 발매를 앞둔 가수들은 이 시기를 피하기 위해 '눈치 작전'을 펼쳤다.
'젠틀맨'은 국내 가요계 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도 막강한 파워를 과시하고 있다. 뮤직비디오 공개 4일 만에 유튜브 조회수 1억 건을 돌파했고, 빌보드 12위로 당당하게 첫 진입했다. 특히 64위로 진입한 '강남스타일'보다 52계단 높은 순위라 앞으로의 상승세를 더욱 기대케 하고 있다.
예상보다 훨씬 빠르고, 막강하다. 이대로라면 '강남스타일' 기록을 갈아치울 태세다. '강남스타일'은 핫 100차트에서 7주 연속 2위를 차지한 채 아쉽게 정상에는 오르지 못했지만, '젠틀맨'이 싸이를 빌보드 정상에 등극시킬 수 있을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
팬들은 물론 국내외 매체에서도 호불호가 갈렸던 '젠틀맨'이다. 싸이 역시 이같은 반응을 예상했다. 그러나 그는 "'마더 파더 젠틀맨' '알랑가 몰라' 등 가사가 싼티 난다. 저다운 것을 찾자는 생각이었다. 나머지 한 곡 후보는 기대에 부응하는 고급스러운 곡이었는데 이럴 때일수록 초심을 찾자는 생각에 이 곡을 선택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젠틀맨'이 '강남스타일'에 이어 또다른 1보 전진이 될지, 다음 1보 전진을 위한 2보 후퇴가 될지 한 달 정도 후면 밝혀질 것"이라고 그 결과에 대한 궁금증을 표했다. '젠틀맨'을 택한 싸이의 선택이, '강남스타일'에 이은 1보 전진에 한발짝 다가섰다.
해외차트서도 '승승장구'하고 있는 싸이, 국내 가요계에 그를 위협하는 막강 라이벌이 등장했다. '가왕' 조용필이다.
10년만의 정규 앨범이자 통산 19번째 앨범 '헬로(hello)' 발표를 앞두면서 기대감이 쏠리면서도 한편으로는 10, 20대가 주도하고 있는 음원차트에서 통할 수 있을지 반신반의 하는 시선도 있었다. 그러나 조용필은 음악 하나로 세대를 아울렀다. 싸이에 이은 또다른 신드롬을 예고했다.
조용필은 지난 16일 정오 19집 '헬로'의 선공개곡 '바운스'를 공개했고, 싸이가 '올킬'했던 음원차트의 주도권을 빼앗았다.
'바운스'는 17일 네이버뮤직, 다음뮤직, 벅스, 소리바다, 엠넷, 올레뮤직 등 8개 음원 차트 정상을 휩쓸었고, 싸이와 함께 음원차트를 양분하고 있다. 조용필이 천장 뚫는 올킬을 보여주며 '대세 중의 대세'로 자리매김한 싸이를 막아서리라고 예상한 이들은 많지 았었다. 가요 관계자들마저 놀라운 저력이라고 평했을 정도.
조용필의 돌풍의 핵심은 음악이다. '바운스'는 모던록 성향의 경쾌한 곡으로, 젊은 감각과 세련된 편곡이 젊은 층의 귀를 움직였다. 이 곡은 사전 청음회에서 음악성과 대중성이 가장 조화를 이룬 곡으로 평가받았던 곡이기도 하다. 2AM 창민과 빅뱅의 태양, 슈퍼주니어 려욱, 가수 윤종신은 물론 어찌보면 현 상황의 경쟁자인 싸이까지도 그의 음악에 찬사를 보냈다.
올해 64세, 데뷔 45년차인 조용필은 음악적 연륜과 도전을 동시에 보여줬다. 좋은 음악을 들려주기 위해 과감히 자신의 곡을 접을 정도로, 대중에게 다가가기 위해 노력했다. 그 결과물 중 하나인 '바운스'는 조용필의 음악적 감성을 담은 동시에 신선한 젊은 감성이 결합되면서 세대의 벽을 허물었다.
싸이와 조용필, 닮은 듯 다른 두 사람의 음악적 행보는 현 가요계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강남스타일'과 '젠틀맨', 혹은 '바운스'는 콘텐츠의 승리이며, 나아가 한국 가요계 코드를 새롭게 조명하고 있다. 만약 이들이 음반 제작이 불가능했거나 혹은 스스로 위축됐다면, 아니면 자신의 음악 색깔을 버렸다면 이같은 신드롬은 촉발될 수 없었다.
음악적 소신을 지켜온 가요계 두 큰 형님의 신드롬, 유행을 쫓는 가수들과 제작자들에 많은 고민과 숙제를 안겼다.
조이뉴스24 이미영기자 mycuzmy@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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