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필기자] "박주호는 국제 경험이 풍부하고 완성된 선수다."
스위스 FC바젤에서 뛰던 왼쪽 풀백 박주호(26)가 독일 분데스리가 마인츠 05에 입성했다. 계약기간은 2015년 여름까지 2년이지만 활약 여부에 따라 2년 더 연장 옵션이 있는 2+2 계약인 것으로 확인됐다. 이적료 등은 공개하지 않았다.
마인츠의 토마스 투헬 감독은 박주호의 영입에 대해 "박주호는 전술적으로 뛰어난 선수다. 국제 경험이 풍부하고 완성된 선수"라며 이미 충분한 검증이 됐음을 밝혔다.
박주호의 에이전시 지쎈 관계자는 그의 분데스리가행이 오래 전부터 계획된 것이었음을 강조했다. 한 관계자는 "바젤 진출 시 우선시 했던 것이 주전으로의 활약 여부였다. 당시 분데스리가 슈투트가르트 등 몇몇 구단에서 박주호에 관심을 보였지만 중소리그에서 먼저 경험을 하는 것이 필요했다"라고 말했다.
왼발잡이 박주호는 오른발을 사용하는 것도 어색함이 없어 유럽 스카우트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양발에 능한 한국 선수들에 대한 인기는 이미 손흥민(레버쿠젠), 구자철(볼프스부르크), 지동원(선덜랜드)이 증명한 바 있다.
무엇보다 박주호가 일본 J리그 주빌로 이와타에서 활약하다 2011년 바젤에 입단한 뒤 다양한 경기 경험을 했다는 점이 빅리그 진출에 플러스 요인으로 작용했다. 바젤은 스위스 리그 1위를 밥 먹듯이 하는 팀이다.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유로파리그 등 클럽 대항전에도 단골 손님이다. 박주호의 바젤 입단 당시 기량 발전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가 있었지만 유럽클럽대항전 등에 출전하며 시야가 넓어졌고 기량도 업그레이드 됐다.
지난 두 시즌 동안 박주호는 바젤에서 리그 우승 2회, 챔피언스리그 16강(2011~2012), 유로파리그 4강(2012~2013) 진출이라는 성과를 냈다. 챔피언스리그에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유로파리그에서는 첼시, 토트넘 등 강팀을 상대하며 경험을 쌓았다. 국가대표로도 발탁돼 A매치 11경기를 소화했다.
독일과 인접한 스위스 리그에서 뛴 것도 행운이라면 행운이었다. 스위스나 오스트리아에서는 독일 축구를 자주 접할 수 있다. 같은 독일어권이라 분데스리가 스카우트들도 두 나라 리그의 정상권 팀 선수들을 집중적으로 살핀다. 박주호가 그만큼 자신의 기량을 노출할 기회가 많았던 것이다.
오스트리아 SV리트, 잘츠부르크에서 활약했던 수원 삼성 서정원 감독은 "경기장에 분데스리가 스카우트가 상주한다. 또, 오스트리아나 스위스도 독일 축구의 영향을 받아서 플레이 스타일이 비슷하다"라며 스위스나 오스트리아 리그를 거치면 분데스리가 진출이 용이한 환경임을 전했다.
마인츠가 왼쪽 풀백 기근에 시달렸던 것도 박주호에게는 호재였다. 마인츠는 2009-2010시즌 2부리그에서 승격, 9위로 시즌을 마쳤고 2010-2011 시즌 5위, 2011~2012, 2012~2013 시즌 13위를 기록하는 등 꾸준히 중위권 이상을 하는 팀이다. 그러나 올 시즌을 앞두고는 왼쪽 풀백 요원 라도슬라브 자바브니크가 팀을 떠나면서 공백이 생겼고 박주호가 대체자로 낙점 받았다. 말리크 파티가 유일한 왼쪽 풀백이지만 기량이 하향세라 박주호가 새 팀에 빠른 적응만 한다면 주전 확보는 큰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박주호가 분데스리가에서 꾸준한 활약을 하게 될 경우 내년 브라질 월드컵 대표팀 승선은 물론 인천 아시안게임 와일드카드 발탁으로 병역 혜택도 노릴 수 있다. 박주호는 월드컵 출전에 대한 열망이 크다. 또, 옵션 계약에서 알 수 있듯이 병역만 해결이 된다면 장기 활약도 가능하다. 아시안게임에서는 금메달을 획득해야 병역혜택이 주어진다. 와일드카드로 뽑히는 것이 쉽지는 않지만 소속팀에서의 활약을 통해 충분히 기회를 노려볼 수 있다.
조이뉴스24 이성필기자 elephant14@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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