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필기자] 올 시즌 두 번째 슈퍼매치가 하루 앞으로 돌아왔다. FC서울은 복수를 벼르고 있고 수원 삼성은 우위 지키기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기록으로만 따져보면 수원이 절대 우세다. 서울에 9경기 연속 무패(7승2무, FA컵 포함)로 상대전적에서 압도하고 있다. 서울 원정에서도 2승1무로 한 번도 지지 않았다. 서울 잡는 법을 가장 잘 알고 있는 수원이다.
하지만, 서울은 초반 부진에서 벗어나 점점 상승세를 타고 있다. 최근 홈 6연승에 8경기 무패(6승2무), 4경기 무실점 등 극강의 경기력을 보여주고 있다. 소위 '서울 극장'이라 부를 정도로 극적인 장면을 수없이 연출하고 있다. 중앙 수비수 김진규는 4경기 연속 공격포인트(3골 1도움)를 기록하며 '수트라이커'로서의 면모를 과시 중이다.
객관적인 전력으로만 따져보면 서울의 우위를 점칠 수 있다. 서울은 홍명보호 1기에 승선했던 대표선수 3인방 하대성, 고요한, 윤일록이 지칠 줄 모르는 체력으로 팀을 이끌고 있다. 이들은 대표팀에서도 핵심 역할을 하며 자신감이라는 무기까지 장착했다.
데얀도 부상에서 돌아왔고 몰리나의 왼발도 서서히 달궈지고 있다. 멀티 수비수 아디, 김치우 등도 골맛을 보는 등 득점 루트가 다양화되고 있다. 누구든지 골을 넣을 수 있는 준비가 된 것이다.
골키퍼 김용대의 활약도 눈여겨 볼 대목이다. 김용대는 시즌 초 불안한 방어로 불필요한 실점을 하는 등 흔들리는 기색이 역력했다. 개막 후 5경기에서 10실점을 했고 4월 14일 수원전에서는 후배 유상훈에게 골문을 내주며 결장하는 등 자존심에 상처를 입었다. 서울 역시 초반 5경기에서 3무2패로 부진했다. 이후 두 경기도 그르치며 7경기 무승에 시달리는 등 애를 먹었다.
하지만, 서울이 최근 4연승을 달리면서 김용대도 살아났다. 단 1실점만 내주며 철벽 방어를 했다. 지난달 31일 제주 유나이티드전에서는 페널티킥까지 막아내는 선방쇼를 보여주며 승리의 일등공신이 됐다. 더 이상 무너지면 안 된다는 스스로의 절박함이 낳은 선방이다.
반면, 수원은 정대세가 부상으로 3주 뒤에나 복귀하고 라돈치치, 스테보 등이 모두 팀을 떠났다. 외국인 선수라고는 새로 영입한 산토스가 유일하다. 닷새 정도 훈련을 하고 실전에 나서는 등 기존 선수들과의 호흡이 완전하지 않았다. 감각적인 패싱력을 보여줬지만 선수들의 움직임에 맞춰주지 못해 부족함이 많음을 보여줬다.
서정원 감독이 "전방으로 나가는 패스가 반템포 빨라졌다. 하지만, 마무리를 해줄 공격수가 없다"라며 아쉬워할 정도로 공격진의 부재는 큰 구멍이다. 서울전에서는 늘 전방 공격수들이 강한 힘으로 서울 수비를 압박해 재미를 봤다. 거친 공격수가 없다는 것은 라이벌전에서의 기싸움에 큰 영향을 끼친다. 임시방편으로 세운 원톱 조동건이 31일 부산전에서 골을 넣었다고는 하지만 전체적인 움직임은 역동적이지 못했다.
중앙 수비 역시 다소 불안하다. 곽희주의 고질적인 부상 때문이다. 부산전에서도 상대와의 경합에서 쓰러진 뒤 애를 먹었다. 곽희주 스스로도 "요즘은 상대와 부딪히면 내가 나가떨어지는 것 같다"라며 불안함을 표현했다. '데얀 킬러'라고 불리지만 지난 서울전에서 골을 내주며 상처를 입었다.
수원의 무기는 역시 정신력이다. 서울에는 강하다는 자부심이 선수단 분위기를 지배하고 있다. 곽희주는 "슈퍼매치에서는 우리가 앞서 있다. 그거 하나만 믿고 있다"라고 말했다. 곽희주는 서울에 대해 라이벌이라 생각하지 않는다며, 다른 팀과 똑같은 한 경기라고 생각할 정도로 자부심이 대단하다.
그러나 어떻게든 수원과의 악연을 끊고 싶어하는 서울의 정신력도 만만치 않다. 상반기 맞대결서 1-1로 비기며 이제는 이길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겼다. 수원은 우위의 위치를 수성해야 하는 부담이 있지만 서울은 패해도 본전이라는 생각으로 나설 수 있다.
서울과 수원의 흥미진진한 격돌, 3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벌어진다.
조이뉴스24 /이성필기자 elephant14@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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