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한준기자] 롯데 자이언츠 신인 외야수 조홍석이 그림같은 호수비로 팀 승리에 결정적인 역할을 해냈다. 조홍석은 12일 대구구장에서 열린 삼성 라이온즈전에서 롯데가 1-0으로 앞선 9회말 2사 1루에서 최형우의 안타성 타구를 멋지게 잡아냈다.
조홍석의 호수비 하나로 경기를 마무리한 롯데는 삼성을 꺾고 4강행 희망을 이어갈 수 있었다. 만약 최형우의 타구가 안타로 연결됐다면 최소 2루타가 돼 1루주자 정형식이 충분히 홈까지 들어올 수 있었다. 경기 상황은 알 수 없는 방향으로 흘렀을 것이기 때문에 조홍석의 수비는 더욱 값졌다.
조홍석은 "처음에는 비교적 쉽게 잡을 수 있겠다고 판단했다"고 수비 당시를 떠올렸다. 그러나 타구에는 힘이 실려 있었다. 그는 "낙구지점을 예상하고 뛰어가는데 예상보다 타구가 더 뻗어갔다"고 얘기했다.
반드시 공을 잡아내야겠다는 생각만 있었다. 그래서 본능적으로 다이빙캐치를 시도했고 공은 거짓말처럼 조홍석의 글러브 안으로 들어갔다. 하지만 조홍석은 그라운드에 넘어지면서 강한 충격을 받았고 한참 동안 일어나지 못했다.
조홍석은 "괜찮다. 부상을 당한 건 이나다"고 웃었다. 경기가 끝난 뒤 간단하게 치료를 받기는 했지는 걱정할 정도의 부상은 아니었다. 덕아웃에 들어오자 동료들의 격려와 축하가 이어졌다. 특히 당시 마운드에 있던 투수 이명우가 가장 기뻐했다. 최형우의 타구가 득점타로 연결됐다면 이명우는 팀과 선발 크리스 옥스프링의 승리를 날릴 뻔했다. 조홍석의 호수비 덕분에 이명우는 승리를 지켜내며 올 시즌 첫 세이브를 챙겼다.
배명고와 원광대를 거쳐 올 시즌 롯데 유니폼을 입은 조홍석은 마무리훈련과 스프링캠프를 거치며 기대주로 꼽혔다. 다른 선수들과 견줘 체격이 조금 작은 편이지만 타격과 주루 센스를 갖춘 선수로 평가 받았다.
그러나 1군에서 바로 자기 자리를 꿰차기에는 모자란 부분이 많았다. 조홍석도 "아직 한참 멀었다. 더 많이 배워야 한다"고 말한다. 그는 퓨처스(2군)리그에서 기량을 연마하고 땀을 흘렸다. 2군 선수들 가운데서 권영준과 함께 규정타석(267타석)을 채웠다. 69경기에 나와 233타수 65안타(4홈런) 타율 2할7푼9리에 20도루를 기록했다.
지난 5월 8일 광주구장에서 열린 KIA 타이거즈와 경기에서 1군 데뷔전을 치렀다. 2군 선수단 숙소가 있는 상동구장이 더 익숙했던 조홍석은 8월 1군 엔트리에 다시 이름을 올렸고 8월 27일 광주 KIA전부터 지금까지 꾸준히 출전 기회를 얻고 있다. 최근에는 톱타자 중책을 맡고 나서는 경우가 많아졌다.
조홍석은 "되도록 많은 공을 보려고 한다"고 1군 경기에 임하는 자세를 전했다. 그는 2군에서는 공격적인 타격을 했다. 팀 선배 손아섭과 비슷하게 초구를 좋아했다.
그러나 1군 무대는 다르다. 그리고 1번 타순에 들어가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당연히 출루가 우선이다. 안타나 볼넷으로 나가지 못하더라도 상대 투수에게 많은 공을 던지게 해야 한다는 생각을 늘 갖고 있다.
그는 현재보다 앞으로가 더 기대되는 선수다. 팀도 그렇게 여기고 있다. 조홍석은 여기에 맞춰 준비를 잘 해야 한다. 선배들이 건네는 조언도 스펀지처럼 흡수하고 있다. 그는 "주장을 맡고 있는 조성환 선배부터 전준우, 손아섭 선배 등이 항상 잘 챙겨준다"고 얘기했다.
조홍석은 현재까지 1군에서 1개의 도루만 성공했다. 반면 도루자는 세 번이나 된다. 2군에서 작성한 도루 숫자와 차이가 크다.
조홍석도 "아직은 쉽게 발이 떨어지지 않는다"고 웃었다. 발이 빠르다고 무조건 도루를 성공할 수 있는 건 아니다. 그도 이런 부분을 잘 알고 있다. 조홍석은 "타격과 수비 그리고 주루까지 부족한 부분이 너무 많다"고 했다.
기량을 늘리기 위해서는 많은 경기를 뛰어야 한다. 시즌 후반이지만 조홍석은 좋은 기회를 얻었다. 올 시즌 롯데는 4번타자뿐 아니라 1번타자 자리에도 고민이 많았다. 황재균을 비롯해 김문호, 이승화 등이 번갈아 그 자리를 맡았었다. 그리고 이제 새로운 카드로 유망주 조홍석이 등장했다. 그의 성장을 지켜보는 롯데 코칭스태프는 흐뭇하기만 하다.
조이뉴스24 류한준기자 hantaeng@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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