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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항공 산체스 "코트에서 정말 뛰고 싶었다"


한국행 선택 이유…대한항공 영입 정성에 감동

[류한준기자] 대한항공은 지난 세 시즌 동안 매번 챔피언결정전에 올랐다. 그러나 현대캐피탈이 그랬던 것처럼 대한항공도 매번 삼성화재의 벽을 넘지 못했다.

대한항공은 2013-14시즌을 앞두고 전력 보강과 함께 우승을 위한 키 포인트로 외국인선수 영입에 공을 들였다. 그 결과 오프시즌 동안 마이클 산체스(쿠바)라는 대형 외국인선수를 데려왔다. 산체스는 현대캐피탈로 행선지를 정한 리베르만 아가메즈(콜롬비아)와 함께 '블루칩'으로 꼽힌다.

산체스의 합류로 대한항공은 전력 누수를 잘 메웠다. 군입대로 팀을 떠난 김학민의 빈자리 뿐 아니라 그동안 2% 부족했던 공격 해결사 노릇을 하는 선수까지 한꺼번에 해결하게 됐다.

또한 산체스의 가세로 다가오는 시즌 V리그 코트에는 '쿠바 바람'이 거세게 불 것으로 보인다. 지난시즌 삼성화재 우승의 주역 레오가 건재한 가운데 KEPCO 유니폼을 입은 에이데르 산체스까지, 남자 7개팀 외국인선수 중 3명이 쿠바 출신이다.

산체스가 대한항공과 계약을 하기까지는 우여곡절이 많았다. 아가메즈와 계약한 현대캐피탈도 당연히 산체스에게도 관심을 뒀다. 폴란드, 이탈리아, 터키리그에서도 러브콜이 쏟아졌다.

지난 13일 대한항공 숙소와 전용체육관이 있는 경기도 용인 하갈에서 만난 산체스는 한국행을 결정한 이유에 대해 "코트에서 정말 뛰고 싶었다"며 "그 기회를 만들어 준 팀이 바로 대한항공"이라고 했다.

지난 2009년 쿠바를 떠나 러시아로 간 산체스는 로코모티브 노보시비리스크에 입단했다. 해외리그에서 뛰기 위해 망명을 선택한 다른 쿠바 선수들과 달리 산체스는 큰 무리 없이 러시아리그 진출에 성공했다.

쿠바 선수들의 경우 자국 여권을 갖고 유럽지역 입국이 가능한 나라는 러시아와 네덜란드 뿐이다. 정치적인 이유 때문이다. 네덜란드도 환승을 위한 공항 입국만 가능하다.

산체스는 "러시아리그에서 경기 외적으로 문제가 많았었다"고 했다. 그는 2011-12시즌 로코모티브에서 파켈 노보이 우렌고이로 팀을 옮겼다. 로코모티브에서는 경기에 나설 수 있는 기회가 쉽게 찾아오지 않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곧바로 이적 관련 분쟁이 발생했다.

산체스는 "계약관계가 이상하게 꼬여버렸다"며 "이 때문에 파켈에서도 거의 뛰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러시아 국적을 취득하는 과정(산체스는 쿠바와 러시아 국적을 모두 갖고 있다)에서도 두 팀의 이해관계가 대립했고 피해는 고스란히 선수에게 돌아갔다.

경기에 나서지 못하게 되자 팀은 그에게 급여를 줄 수 없다고 했다. 산체스에겐 기가 찰 노릇이었다. 그는 "그래서 카타르리그로 갔다"고 했다. 유럽, 아시아리그와 견줘 리그 기간이 비교적 짧은 카타르는 보수면에서도 꽤 짭짤했다. 산체스는 알 라얀 클럽과 계약을 맺고 소속팀을 컵대회 우승으로 이끌었다.

그러나 당장 2013-14시즌 뛰게 될 팀을 선택하는 문제가 생겼다. 산체스는 "솔직히 러시아리그를 떠나고 싶었다"며 "그리고 정말 코트에서 플레이하고 싶었다"고 얘기했다. 하지만 파켈과 계약기간이 남아있었고 전 소속팀 로코모티브까지 얽혀있는 그의 계약문제는 복잡했다. 산체스 영입에 가장 적극적으로 움직였던 터키 할크방크도 발을 뺐다.

산체스는 "러시아로 돌아갈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고 했다. 이런 가운데 대한항공이 팔을 걷어붙이고 나섰다. 구단 프런트는 러시아까지 직접 찾아가 산체스의 계약 문제를 정리했다. 산체스는 "나를 데려가기 위해 이렇게까지 노력을 하는 팀을 본 적이 없었다"며 "금전적인 부분을 떠나 정성에 감동을 받았다"고 전했다.

대한항공은 이적료까지 내며 로코모티브와 파켈 사이에 얽힌 문제를 풀고 산체를 데려왔다. 산체스는 "팀에서 왜 나를 원했는지 잘 알고 있다"며 "정규시즌 뿐 아니라 챔피언결정전 우승을 위해 꼭 도움이 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2편에 계속>

조이뉴스24 /용인=류한준기자 hantaeng@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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