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필기자] 상대 수비를 허물어버리는 이청용(25, 볼턴 원더러스)의 능력이 날이 갈수록 진화하고 있다.
이청용은 15일 말리와의 A대표팀 평가전에 선발 출전했다. 후반 26분 고요한(FC서울)과 교체될 때까지 2개의 도움을 해내며 한국의 3-1 역전승에 크게 기여했다.
전반부터 말리 수비의 움직임을 역이용한 공간 침투로 상대방을 애먹였던 이청용은 발재간과 예리한 패스까지 장착해 오른쪽 측면을 지배했다. 브라질전에서 네이마르(FC바르셀로나) 수비에 초점을 맞추는 바람에 제대로 보여주지 못했던 공격 재능을 말리전에서는 마음껏 뽐냈다.
무엇보다 홍명보 감독의 전술적인 요구대로 무리없이 제 플레이를 펼쳤다는 점이 고무적이다. 홍 감독은 확실한 원톱의 부재를 무한 스위칭 플레이로 보완하려 했다. 이청용과 함께 나선 이근호(상주 상무), 구자철(볼프스부르크), 손흥민(레버쿠젠) 모두 활동량이 많은 선수들이라는 점에서 효과적이었다.
뛸 곳이 많아지니 이청용의 움직임도 폭이 커졌다. 특히 측면에만 한정되지 않고 중앙까지 과감하게 파고드는 능력은 일품이었다. 이 과정에서 이청용은 후반 환상적인 두 골에 도우미 역할을 해냈다.
후반 1분 손흥민의 골에 이청용은 수비 사이로 절묘한 침투 패스를 연결했다. 기성용(선덜랜드)으로부터 이청용이 패스를 받는 순간 손흥민은 이청용의 뒤에 있었다. 손흥민의 움직임을 볼 수 없었지만 이청용은 문전으로 빠져들어가는 손흥민의 움직임을 미리 읽고 페널티지역 중앙으로 패스를 연결했다. 약속된 플레이와 부분 전술이 절묘한 조화를 이루며 손흥민의 역전골이 터져나왔다.
볼 간수 능력은 후반 11분에 빛났다. 오른쪽 측면에서 페널티지역 안으로 파고 들면서 절묘한 드리블로 말리 수비 세 명을 흔들었다. 볼의 강약을 조절하며 파고드니 말리 수비수들은 몸싸움으로 저지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이청용은 걸려 넘어지면서도 볼을 놓치지 않고 옆으로 흘렸고, 근처에 있던 김보경이 잡아 골로 마무리지었다.
틈만 나면 중앙쪽 가까이로 이동해 공격 조율자 역할을 한 이청용은 한국 공격에서 빠질 수 없는 축임을 확실하게 증명했다. 상대 수비를 벗겨내는 능력은 대표팀 내 최고수로 자리 잡았다. 그가 막히면 한국 공격이 제대로 연결되지 않는다는 점을 브라질전을 통해 확인할 수 있었다.
이청용의 맹활약은 무엇보다 2011년 여름 정강이뼈 복합 골절이라는 큰 부상에서 완벽하게 벗어났다는 점에서 고무적이다. 이청용은 부상 복귀 후 한동안 대표팀에서는 제한적인 움직임을 보여줬다. 하지만 자신감이 붙으면서 움직임은 커졌고 동작도 화려함과 간결함이 잘 섞여 나왔다. 더 이상 부상 후유증이 그에게 없다는 것은 홍명보호에는 그야말로 감사한 일이다.
조이뉴스24 이성필기자 elephant14@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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