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필기자] K리그 클래식과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를 병행하고 있는 전북 현대 최강희(55) 감독의 고민 중 하나는 어떻게 하면 공격력을 극대화시키느냐 하는 것이다.
전북은 올 시즌 강력한 '닥공'을 예고하며 카이오, 마르코스 등 외국인 선수들과 이승렬, 김인성, 한교원을 보강해 강력한 화력을 구축했다. 그런데 생각보다 골이 많이 나오지 않고 있다. 요코하마(일본)와의 챔피언스리그 첫 경기, 부산 아이파크와의 클래식 개막전을 각각 3-0으로 이길 때까지만 해도 순탄한 미래가 보이는 듯 했지만 이후 경기당 1골 미만에 그치며 최 감독의 속을 태우고 있다.
클래식 팀 득점 부문에서도 포항 스틸러스(18득점)가 압도적으로 앞서가고 있고 그 뒤를 울산 현대, 상주 상무(이상 9득점)가 이어가고 있다. 전북은 전남 드래곤즈, 수원 삼성과 나란히 8골만 기록중이다.
공격을 이끄는 동력이 떨어지는데는 우선 외국인 선수의 부적응이 크다. 기대했던 마르코스는 브라질 전지훈련에서 최상의 컨디션을 자랑했지만 한국에 오자마자 감기몸살에 시달리며 컨디션을 찾지 못하고 있다. 카이오도 좀 더 적응할 시간이 필요하다.
초반 강렬한 돌파와 골을 선보였던 한교원은 아직 덜 다듬어진 야생마와 같다. 돌파까지는 좋은데 슈팅으로 이어가지 못하고 있다. 기존의 레오나르도도 심리적인 무장이 더 필요하다.
결국, 공격 전술의 중심인 이동국(35)에게 다시 한 번 시선이 집중된다. 이동국은 12일 울산 현대와의 8라운드에서 자신이 얻어낸 페널티킥으로 골맛을 보며 전북의 1-0 승리에 기여했다. 전북도 이동국 덕분에 2위로 올라섰다.
이동국은 고통 속에서 뛰고 있다. 지난 2일 광저우 에버그란데(중국)와의 챔피언스리그 4차전에서 오른쪽 새끼발가락 부근을 밟혀 실금이 갔다. 상처까지 나서 꿰메는 등 정상 상태가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동국은 출전을 자청하며 뛰고 있다. 선발, 교체 상관없이 자신의 임무를 수행하는데 열을 올리고 있다. 몸을 아껴 후일을 도모하는 것이 더 나을 수 있지만 그는 자신을 불태우고 있다. 축구대표팀과는 약간 거리가 멀어져 있어 목표의식이 떨어질 수 있지만 신경쓰지 않고 자신의 길을 걷고 있다.
이동국은 "축구화를 신은 것 자체가 아프다. 그런데 계속 통증 부위를 자극하면 감각이 무뎌진다"라며 고통을 망각하며 뛰고 있다고 전했다. 오히려 그는 "발가락 없이도 볼을 차는 사람을 봤다"라며 그 정도 부상은 아무것도 아니라는 듯 의연했다.
팀에서 골키퍼 최은성(43)과 김남일(37) 다음으로 나이가 많은 이동국의 분전은 시너지 효과를 내고 있다. 수비수 김기희는 "앞에서 같이 뛰어주니 후배들도 게으름을 피우지 못한다. 더 열심히 뛰게 된다"라며 이동국을 비롯한 선참들의 솔선수범이 가져다주는 효과를 강조했다.
최강희 감독은 "나이를 먹으면 아픈 것을 모른다"라며 농을 던진 뒤 "본인이 나서겠다고 하니 나 역시 말리기가 어렵다. 그런 것들이 팀을 정상으로 이끄는 힘이 아닌가 싶다"라며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조이뉴스24 전주=이성필기자 elephant14@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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