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필기자] K리그와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초반 승승장구하던 울산 현대와 전북 현대에 급브레이크가 걸렸다.
울산과 전북은 15일 열린 챔피언스리그 5차전에서 나란히 패했다. 울산은 웨스턴 시드니 원더러스(호주)와 홈경기에서 0-2로 완패했고, 전북도 요코하마(일본)와 원정경기에서 1-2로 역전패했다.
두 팀의 16강 진출 여부도 어지러워졌다. 울산은 H조 3위로 미끄러졌고 전북은 G조 네 팀 모두 승점 7점으로 동률을 이뤘지만 광저우 원정 무실점에 힘입어 1위를 유지했다. 16강이 확실하게 확정된 것이 아니라는 점에서 조예선 최종전을 남겨두고 답답한 상황이다.
두 팀은 모두 조별리그 초반 화끈한 공격을 선보이며 순항했다. 그런데 최근에는 공격력이 무뎌지면서 강한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이는 K리그 클래식에서도 마찬가지로 1, 2위를 오르내리던 두 팀은 어느새 4, 5위로 미끄러졌다.
1위 포항 스틸러스와의 승점차가 적어 얼마든지 다시 선두권을 노릴 수 있다고는 하지만 경기력에 있어서는 차이를 보이고 있다. 포항이 팀 득점 부문 1위(18골)를 발판으로 1위를 기록중인 반면 울산(9골)과 전북(8골)은 각각 공동 4위, 6위로 미끄러져 있다.
양 팀의 정체는 너무나 닮아있다. 우선 수비라인이 지쳐 있다는 점이 비슷하다. 특히 중앙 수비수들이 그렇다. 울산은 김치곤, 강민수가 각각 13경기와 12경기를 뛰었다. 전부 풀타임이었다. 전북의 김기희나 윌킨슨도 각각 12경기씩 소화했다. 울산의 경우 좌우 풀백 김영삼, 이용 역시 12경기를 뛰는 강행군을 이어왔다. 호흡이 중요한 수비라인의 특성상 멤버에 변화를 주기 어렵다는 점에서 딜레마에 빠졌다고 할 수 있다.
수비라인에서 공격으로의 전개가 느리게 이뤄지다보니 상대에게는 준비할 시간을 벌어주고 있다. 울산이나 전북을 상대하는 팀들은 수비라인과 미드필더 사이의 간격을 좁히며 공간을 주지 않는데 집중하고 있다. 이런 승부수가 통하다보니 상대 팀들이 그대로 활용하고 있다.
선수들을 대대적으로 영입한 결과 손발이 아직 완전하게 맞지 않는 경우도 보인다. 울산은 신인 김선민, 안진범이나 상주 상무에서 전역한 백지훈 등에게 기회를 주고 있지만 조민국 감독의 전술에는 확실히 녹아들지 못하는 모습이다.
전북도 마찬가지. 특히 카이오, 마르코스 등 외국인 선수들이 컨디션을 찾지 못하면서 인상적인 활약을 펼치지 못하고 있다. 한교원은 드리블이 좋지만 투박해 상대 수비에게 자주 차단 당하고 이승렬은 기량이 정체된 듯 감을 잡지 못하고 있다. 자연스럽게 울산이나 전북 모두 더블스쿼드를 활용하려다 어쩔 수 없이 기존 자원들에 의존하는 상황으로 되돌아오게 돼버렸다.
주축 공격수들의 공격력 약화도 눈에 띈다. 1월 대표팀의 브라질-미국 전지훈련부터 경기를 소화했던 울산의 김신욱은 최근 지친 기색이 역력하다. 3월 7골이나 뽑아냈지만 4월 들어서 골이 없다. 전북은 이동국이 지난 2일 광저우 에버그란데(중국)와의 라이벌전에서 오른 새끼발가락이 찢어지고 실금이 가는 부상을 입었다. 투혼을 앞세워 뛰고 있지만 골잡이로서의 면모와는 거리가 있다.
두 팀과 경기를 치렀던 A구단의 B코치는 "공격력이 좋은 팀들이지만 수비라인이 확실히 지쳐 보인다. 후반 30분 이후에도 역전의 힘을 보여줬던 팀들인데 최근 경기에서는 그런 강점이 없다. 일정이 빡빡하고 주전 공격수들의 기동력과 결정력도 떨어졌다. 선제골을 넣고 수비로 내려서서 지키면 승산이 있다"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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