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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리람 팬들 "세월호 위해 기도합니다"


세월호 참사에 승부 상관없이 애도 분위기, 격려 문구 내걸어

[이성필기자] 세월호 참사를 추모하는 축구장의 물결은 계속됐다.

23일 포항 스틸야드에서는 2014 아시아 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E조 조별리그 최종전 포항 스틸러스-부리람 유나이티드(태국)의 경기가 열렸다. 이미 16강을 확정지은 포항으로서는 여유로운 마음으로 경기에 나섰다.

물론 마음은 무거웠다. 세월호 참사가 계속 되면서 마냥 즐길수는 없었다. 황선홍 감독도 얼굴에 웃음기를 보이지 않았다. 경기에 진지하면서 추모 분위기를 이어가기 위한 침묵이었다.

경기장 곳곳에는 기적을 바라는 현수막이 걸렸다. 노란 리본이 걸리는가 하면 '기적은 그대들을 위한 당연함이다!'라는 격문이 내걸렸다. 관중들은 응원 대신 조용한 박수로 선수들을 응원했다.

포항은 이미 황선홍 감독을 비롯해 선수단이 십시일반 성금을 모아 성금 3천643만7천원을 사회복지공동보금회에 기부하는 등 애도 분위기에 동참했다. 일부 해외파 선수들이 두르고 나선 검은색 완장에 대해서는 아직 실종자들의 생사가 확인되지 않고 있어 착용하지 않기로 했다.

부리람 팬들도 세월호 참사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 알고 있었다. 연일 태국에 세월호 구조 작업이 보도되고 있기 때문이다. 현지에서는 한국을 위한 태국 국민들의 추모 분위기도 뜨거워지고 있다.

이날 부리람 팬들은 '한국을 위한 기도(Pray for South Korea)'라는 영문 현수막을 내걸었다. 한국과 우호를 상징하는 그림까지 그리는 등 특별함을 연출했다. 포항을 이겨야 16강에 진출하기 때문에 그들의 절실한 응원까지는 막을 수 없었지만 요란하지는 않았다.

당초 착용하려고 했던 검은색 유니폼은 원정인 흰색으로 대체됐다. 부리람은 구단 모두가 세월호 참사 희생자를 애도하는 차원에서 검은색 유니폼을 입으려했다. 그러나 포항의 홈 유니폼이 검붉은 줄무늬로 되어있어 배색에 혼란을 줄 수 있다는 아시아 축구연맹(AFC)의 규정에 어긋나 흰색을 착용하고 나왔다.

포항 관계자는 "부리람이 애도 분위기에 동참을 하려는 것을 보고 많이 놀랐다. 16강 진출이 절실한 상황일텐데 크게 마음을 써주니 감동적이다"라고 전했다.

조이뉴스24 포항=이성필기자 elephant14@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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