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명의기자] LG 트윈스 양상문 신임 감독은 롱런 할 수 있을까.
LG가 양상문 MBC스포츠플러스 해설위원을 신임 사령탑으로 선임했다. LG는 11일 목동 넥센전을 마치고 양상문 감독을 선임한다고 공식 발표했다. 이로써 김기태 감독 사퇴 이후 수장 없이 싸워오던 LG는 새로운 감독 아래 팀 정상화를 꾀할 수 있게 됐다.
김기태 감독의 시즌 초반 이른 시기 갑작스런 자진사퇴는 사상 초유의 일이었다. 불과 20경기도 치르지 않은 시점에서 자진해 사령탑에서 내려왔기 때문. LG 구단으로서도 당황스러웠다. 김 감독 사퇴 이후 보름 넘게 수장 없이 레이스를 치러올 수밖에 없었던 이유다.
당초 조계현 수석코치 체제로 팀을 정비하겠다던 LG는 심사숙고 끝에 양상문 신임 감독에게 지휘봉을 맡겼다. 양 감독은 최하위로 처져 있는 위기의 팀을 맡아 막중한 책임감을 안고 남은 시즌을 꾸려가게 됐다.
양 감독에게도 부담스러운 자리다. '독이 든 성배'라는 별칭이 붙어 있는 LG의 감독 자리다. 더구나 현재 LG는 최대 위기 상황이다. 수장의 갑작스런 퇴진에 어수선해진 팀 분위기를 수습하는 것이 우선이다.
시즌 중 감독대행이 아닌, 새롭게 정식 감독으로 부임하는 경우는 흔치 않다. 30년이 넘는 프로야구 역사상 두 차례 밖에 없었다. 1991년 OB 베어스의 윤동균 감독, 2002년 롯데 자이언츠의 백인천 감독이 그 주인공이었다.
2002년의 백인천 감독이 이번 양상문 감독의 사례와 비슷하다고 볼 수 있다. 1991년 윤동균 감독은 코치를 맡고 있다 감독대행으로, 다시 감독으로 임명된 내부 승격 케이스. 그러나 백인천 감독은 SK 와이번스의 타격 인스트럭터를 맡고 있다가 부임한 외부 인사였다. 양 감독 역시 해설위원으로 활동하던 외부 인사다.
1991년 윤동균 감독의 경우 10경기만을 남겨 놓은 상황에서 감독대행에서 감독으로 승격됐다. 1991년 OB는 최하위인 8위에 그쳤다. 이후 윤동균 감독은 1992년 OB의 팀 순위를 5위로 끌어올리더니 1993년에는 3위로 팀을 포스트시즌에 진출시켰다. 그러나 1994년, 선수단의 팀 이탈 파문에 책임을 지고 시즌 중 유니폼을 벗었다.
백인천 감독의 경우 결과가 좋지 않았다. 2002년 6월부터 롯데에 부임했지만 그 해 롯데는 8위에 머물렀다. 2003년에도 지휘봉을 계속해서 잡았지만 성적 부진으로 결국 중도에 불명예 퇴진했다. 갑작스럽게 팀을 맡아 좋지 않은 결과를 냈던 사례라고 볼 수 있다.
양상문 감독은 백인천 감독보다 한 달 이른 5월 초에 새롭게 팀을 맡았다. 올 시즌 LG는 아직 94경기를 남겨놓고 있다. 기회가 많다는 뜻이지만, 팀은 최하위 9위에 머물고 있는 상황에서 반전을 꾀할 수 있을 지는 장담하기 어렵다.
갑작스럽게 팀을 맡게 됐다. 외부에서 영입됐기 때문에 당장 팀 분위기를 익히는 것이 우선이다. 자신의 사단으로 코칭스태프를 꾸리기도 어렵다. 여러모로 어려운 상황이라 할 수 있다. 양상문 신임 감독이 어떤 지휘력을 발휘할 지 지켜 볼 일이다.
조이뉴스24 정명의기자 doctorj@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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