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한준기자] "타석에서 솔직히 욕심이 나긴 했어요." 넥센 히어로즈 신인 내야수 김하성은 3일 목동구장에서 열린 롯데 자이언츠와 경기에 평소와 달리 조금 일찍 그라운드에 나설 기회를 얻었다.
부천중과 야탑고를 거쳐 올해 넥센 유니폼을 입은 김하성은 그동안 주로 경기 후반 대주자나 대수비로 출전했다. 그런데 이날은 다소 이른 5회 교체 출전했다. 5회말 공격에서 강정호의 대주자로 나선 것. 강정호가 안타를 치고 출루한 뒤 허리쪽에 통증을 호소했고 넥센 벤치는 김하성을 교체 투입했다.
김하성은 6회초 수비부터 강정호 대신 유격수를 맡았다. 그런데 바뀐 선수 쪽으로 타구가 자주 간다는 야구계 속설처럼 김하성에게 금방 타구가 날아갔다. 1사 이후 롯데 정훈의 타구가 유격수 쪽으로 향했다. 김하성 오른쪽으로 가는 깊숙한 코스였는데 김하성은 침착하게 포구를 한 뒤 재빠른 송구로 아웃시켰다. 처리하기 쉬운 타구가 아니었지만 김하성은 당황하지 않았다.
김하성의 수비는 8회초 다시 한 번 빛을 발했다. 9-9로 팽팽하게 맞선 2사 1루 상황. 넥센 네 번째 투수 손승락은 손아섭을 상대했다. 그런데 폭투가 나오면서 1루 주자 전준우가 2루로 뛰었고, 이 과정에서 포수 박동원의 송구 실책이 보태져 전준우는 3루까지 진루했다.
안타 하나면 롯데가 앞서가는 점수를 낼 수 있는 상황이 됐다. 경기 후반이라 한 점이 중요했다. 롯데는 점수를 뽑아야했고 넥센은 실점을 막아야했다. 손아섭이 친 타구는 조금 빗맞아 김하성 쪽으로 갔다. 6회초 수비 때처럼 까다로운 타구였다. 그러나 김하성은 달려나오며 침착하게 포구한 다음 빠르고 정확한 송구로 손아섭을 아웃시켰다. 수비 동작이 물흐르는 것처럼 자연스러웠다.
손아섭이 아웃되면서 롯데는 이날 마지막 득점 기회를 놓쳤다. 넥센은 이어진 8회말 공격에서 서건창의 안타를 발판으로 유한준의 유격수 땅볼 타점이 나오며 10-9를 만들었고 이날 경기는 그렇게 넥센의 승리로 마무리됐다.
김하성은 두 차례 걸친 호수비에 대해 "타구 처리가 어렵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또한 그는 "평소와 견줘 조금 일찍 경기에 들어간 편인데 (서)건창이 형이 계속 '평소 하던 대로 하라'는 얘기를 해줬다. 그 격려에 힘을 얻었다"고 했다. 서건창은 6회부터 김하성과 키스톤 콤비를 이뤘는데 큰 실수 없이 경기를 깔끔하게 마쳤다.
김하성은 "1군에서 내가 맡은 역할은 대수비와 대주자"라며 "그래서 그 부분에 집중하고 있다"고 했다. 그런 이유로 그는 평소 팀 연습 시간보다 한 시간 먼저 나와 수비 훈련을 한다. 홍원기 수비코치가 김하성을 전담 지도한다.
김하성은 이날 타석에는 6회말 한 차례 들어서 3루 땅볼로 물러났다. "안타를 쳤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긴 했지만 그래도 타격보다는 수비가 우선"이라고 강조했다. 대주자로도 활용되고 있는 만큼 주루도 각별히 신경쓰고 있는 부분이다.
그는 최만호, 심재학 코치와 함께 베이스러닝에도 따로 연습 시간을 마련하고 있다. 넥센은 지난 시즌까지 유재신이라는 확실한 대주자 카드가 있었다. 그런데 유재신이 무릎 부상으로 전력에서 빠진 상황이라 김하성의 쓰임새는 그만큼 더 커졌다.
염경엽 넥센 감독은 최근 "야수들 중에서 강정호의 휴식시간이 가장 부족하다"고 걱정했다. 그러나 이제는 그 고민을 어느 정도 덜어내도 될 것 같다. 신예 김하성 카드가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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