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혜림기자] '비정상회담'의 대표들이 한국의 취업 현실에 대해 각자 소신있는 주장을 내놨다. 획일화된 스펙 경쟁부터 '취업 성형'으로 대표되는 외모 지상주의적 세태에 대해서도 꼬집었다.
지난 15일 방송된 JTBC '비정상회담'(연출 임정아)은 '취업을 위해 스펙 쌓기에 올인하는 나 비정상인가'라는 주제를 두고 토론을 벌였다. 휴가를 떠난 터키 출신 에네스 카야를 대신해 이집트의 새미가 특별 출연했고 게스트로는 가수 존박이 등장했다.
이날 패널들은 취업난에 시달리며 스펙을 쌓는데 골몰해야 하는 한국 청년들의 상황에 대해 진지하게 토론에 임했다. 유럽 역시 청년 실업이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고 있는 상황이지만 유독 한국의 청년들이 겪고 있는 특수한 취업 현실에 대해 날카로운 토론이 오갔다. 서류 상 스펙 뿐 아니라 성형에도 눈을 돌리는 일부 경우에 대해서도 각자의 논리를 펼쳤다.
특히 미국의 타일러와 이탈리아의 알베르토 등은 자국에서의 경험과 철학, 자신의 소신을 버무린 주장들로 시선을 모았다. "한국에선 스펙 경쟁이 심하다보니 '취업 3종세트'라는 필수를 넘어서 '5종 세트' '7종 세트' '9종 세트'라고 한다"고 말한 타일러는 사진을 부착하게 되어 있는 한국 기업체의 자기소개서 양식 등을 예로 들어 문제를 제기했다.
그는 "전형 스타일에 따라 달라질 수 있는데 한국 대기업은 이력서 자기소개서 양식이 정해져있다"며 "양식을 보니 양적으로 보게 된다. 미국의 경우 양식을 안 주는 회사들이 많다. 그렇게 하면 조금 더 각자의 개성을 드러낼 수 있는 부분이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한국 기업이 채용 관련 서류에 사진을 부착하게 하는 것에 대해선 "한국에서 인턴십을 찾는데, 사진을 붙여야 한다는 이야기에 너무 충격을 받았다. 미국의 경우 사진을 못 붙인다. 차별이 될 수 있어 금지시킨다"고 말했다. 미국에서 학창 시절을 보낸 존박 역시 "이는 외모 차별만을 가리키는 것이 아니다"라고 말을 보탰다. 타일러는 "성별·나이·인종·출신 국가 등을 드러나지 않게 해야 한다"고 알렸다.
타일러는 "사진을 붙여달라고 하면 지원자들이 완전히 실력과 상관 없이 성형 수술을 해야 하는 상황이 벌어진다"며 "(사진 부착을) 규정하는 것은 성형을 강요하는 것과 거리가 멀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아나운서 경력이 있는 전현무는 "아나운서 시험을 세 번 만에 붙었는데 처음엔 1차 카메라 테스트에서 떨어졌다"며 "보여지는 직업이니 그럴 수 있지만, 첫 인상으로 두 번 연속 탈락해 다이어트도 하고 시술도 하고 옷도 비싼 것을 입어봤다"고 고백했다.
앞서 이날의 주제에 중국과 일본, 호주 대표를 제외한 모든 이들이 '비정상'이라는 의견을 내놓은 것에 대해 알베르토는 자신의 의견과는 별개로 한국 청년들의 입장을 이해한다고 알렸다. 그는 "우리가 다 비정상이라 했지만 한국 사람 입장에서 정상"이라며 "회사에서 원하는 것은 높은 스펙인데, 모든 이들이 같은 스펙을 만들려 하는 것이 문제"라고 꼬집었다.
이어 "어떤 사람은 노래를, 누구는 정리를, 누구는 사람 만나는 것을 잘하지 않냐"며 "가장 중요한 것은 뽑으려는 사람이 무슨 일을 하는지다. 이 일에 가장 잘 맞는 사람을 뽑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비정상회담'은 매주 월요일 밤 11시에 방송된다.
조이뉴스24 권혜림기자 lima@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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