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한준기자] "태국이 이기길 바랐는데…" 2014 인천 아시아경기대회 여자배구 준결승 및 순위결정전이 열린 지난 9월 30일 안산 상록수체육관에는 오전부터 많은 팬들이 찾아왔다.
첫 경기가 중국과 태국의 준결승이라 태국팬들이 대거 경기장을 찾았다. 그리고 최광희 여자배구대표팀 전력분석위원도 중국과 태국전을 살피러 체육관에 왔다.
실업시절 한일합섬과 프로배구 KT&G(현 KGC 인삼공사)에서 활동했고 오랫동안 태극마크를 달고 대표팀에서도 활약했던 최 분석위원은 선수생활을 끝내고 이제는 뒤에서 묵묵히 후배들을 뒷바라지하고 있다.
대표팀에서 전력분석원 일을 한 지도 벌써 꽤 됐다. 이정철 IBK 기업은행 감독이 대표팀 지휘봉을 잡았던 2008 베이징올림픽 세계예선전부터다. 최 분석위원은 김형실 감독과 함께 2012 런던올림픽 4강의 기쁨도 함께 누렸다. 이제는 아시안게임 대표팀 이선구 감독(GS 칼텍스)과 손발을 맞추며 1994 히로시마대회 이후 20년 만에 아시아경기대회 금메달을 목표로 뛰고 있다.
한국은 준결승에서 일본을 꺾고 결승에 올라 중국을 만난다. 아시아경기대회 전초전이었던 AVC(아시아배구연맹)컵대회를 포함하면 3차례나 연속으로 중국과 만나는 셈이다. 한국은 AVC컵에서 중국에게 조별리그와 결승전에서 내리 졌다. 세계선수권대회에 나간 1진이 아닌 중국의 2진 대표팀에게 패했다는 지적이 있었다.
최 분석위원은 "직접 중국의 플레이를 보면 그렇지 않다"고 했다. 그는 "세계선수권에 나간 일본의 경우 이번 대회에 온 팀과 실력 차이가 좀 난다. 그러나 중국은 아니더라"고 전했다.
그는 "중국선수들은 두 명의 레프트 공격수가 눈에 띈다"며 "그리고 후위 공격을 자주 활용한다"고 설명했다. 장찬핑과 리우얀한이 경계해야 할 선수들이다. 두 선수는 이날 태국과 준결승에서 각각 20, 13점을 올리며 중국의 공격을 이끌었다.
그리고 또 한 명 경계해야 할 선수가 있다. 센터인 얀니다. 최 분석위원은 "이동 공격과 속공, 특히 B속공을 잘 한다"고 설명했다. 얀니도 태국전에서 팀 내 두 번째로 많은 15점을 기록했다. 금메달에 도전하는 한국에게는 세 선수가 요주의 인물인 것이다.
최 분석위원은 "AVC컵에서 당한 두 번의 패배가 선수들에게 오히려 약이 될 것 같다"고 했다. AVC컵 때는 앞서 치른 월드그랑프리 원정 일정과 부상 선수 때문에 한국이 제대로 준비를 못했다. 그는 "그 때와 지금은 다르다"며 "안방에서 열리는 대회이기 때문에 홈텃세도 부려야 한다"고 웃었다. 홈 어드밴티지를 잘 활용해야 한다는 의미다.
최 분석위원은 결승전 키플레이어로 센터 양효진(현대건설)을 꼽았다. 그는 "(양)효진이가 블로킹으로 장찬핑과 리우얀한을 얼마나 잡아내느냐가 관건"이라며 "또한 상대도 (김)연경이에 대한 준비와 함께 견제를 당연히 한다. 공격을 분산하기 위해서 (박)정아나 (김)희진이, 배유나(GS 칼텍스) 등이 라이트로 들어가 공격에 힘을 실어줄 수도 있다"고 예상되는 한국의 작전을 덧붙였다.
이번 대회 금메달은 최 분석위원에게도 간절하다. 그는 현역선수 시절 장윤희 MBC 스포츠플러스 배구해설위원과 함께 한국 여자배구를 대표하는 레프트였다. 그런데 그도 아시아경기대회 금메달은 한 번도 따내지 못하고 은퇴했다. 최 분석위원은 "AVC컵 때 중국에게 졌지만 점수 차는 크지 않았다. 1~2점 차 승부였다"며 "결승전은 그 때와 다르게 진행될 것 같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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