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필기자] "짧은 시간에 효율적으로 움직일 수 있는 방법을 찾아라."
울리 슈틸리케(60) 축구대표팀 감독의 스타일이 서서히 드러나고 있다.
축구대표팀은 8일 파주 축구국가대표팀 트레이닝센터(파주 NFC)에서 소집 후 이틀째 훈련을 가졌다. 오른쪽 발목에 경미한 타박상을 입은 장현수(광저우 부리)를 제외한 22명이 2시간을 꽉 채워 훈련했다.
슈틸리케 감독은 빈틈 없는 세밀한 스타일로 선수들을 적극 지도했다. 전날 수비훈련에 공을 들였던 슈틸리케 감독은 이날은 수비와 공격 모두를 점검하며 조직력 끌어올리기에 열을 올렸다.
가볍게 몸을 푼 선수들은 세 조로 나눠 공수 전개 훈련을 펼쳤다. 그라운드에 세 개의 골대를 놓고 하는 방식이었다. 박주호(마인츠05), 기성용(스완지시티), 곽태휘(알 힐랄), 김기희(전북 현대), 한국영(카타르SC), 김주영(FC서울)이 주황색 조끼, 김승대(포항 스틸러스), 차두리(FC서울), 박종우(광저우 부리), 김영권(광저우 에버그란데), 이용(울산 현대), 김민우(사간 도스)가 흰색 조끼를 입고 겨뤘다.
골대가 세 개 있다보니 슈팅은 어느 지역에서나 터졌다. 수비수들이 당황하기에 충분했다. '생각하는 축구'를 선수들에게 주문하는 슈틸리케 감독의 의도가 엿보이는 훈련이었다. 그라운드를 넓게 활용하는 공격수들을 수비수들이 당황하지 않고 대응하는 것이 중요했다.
이 사이 카를로스 알베르토 아르무아(65) 코치는 이청용(볼턴 원더러스), 이동국(전북 현대), 손흥민(레버쿠젠), 남태희(레퀴야), 이명주(알 아인), 조영철(카타르SC) 등과 슈팅 훈련에 집중했다. 이채로운 점은 이전 대표팀에서 주로 중앙에서 마무리하는 역할에 집중했던 이동국도 측면에서 크로스를 시도하는 등 넓게 움직였다는 점이다.
슈틸리케 감독은 선수들에게 크게 세 가지를 주문했다. 그는 경기 종료 1분 전 등 상황을 가정한 상태에서 훈련을 전개한 뒤 ▲백패스 금지 ▲빠른 위치 전환 ▲침착함 등을 요구했다.
백패스는 상대의 압박을 견딜 때 골키퍼에게 전달해 안정을 찾는 손쉬운 방법이다. 하지만, 슈틸리케는 백패스 대신 지역 안에서 어떻게든 동료에게 패스하며 움직임을 찾는 것을 선호했다. 서로 생각하며 연계플레이에 집중하라는 것이다.
위치 전환도 마찬가지다. 공격이 실패할 경우 상대의 역습이 빠르게 진행될 수 있다는 점에 착안, 자기 자기를 지키라는 것이다, 그렇지 않을 경우 의도대로 경기가 풀리지 않기 때문이다.
침착함 역시 중앙 수비수로부터 공격이 시작되기 때문에 상대의 압박에 당황하지 말고 안정적인 전진 패스로 전체 진영을 흐트러트리지 말라는 의도로 강조한 것이다.
다양한 옵션도 눈에 띄었다. 코너킥에서는 이청용을 가상의 키커로 놓고 곽태휘, 김영권, 기성용, 이동국 등 장신자들을 페널티지역 안에서 킥의 방향에 따른 움직이도록 지시했다. 옵션이 무려 4가지나 됐다.
슈틸리케 감독은 "한 번의 기회에서 해결하라"라며 세트피스의 정확도를 높이는데 주력했다. 연습에서 정확하게 다듬어야 실전에서 당황하지 않고 찬스를 만들 수 있다는 뜻이다. 그야말로 꼼꼼한 과외 선생님과 같은 슈틸리케 감독이다.
조이뉴스24 파주=이성필기자 elephant14@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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