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상숙기자] 난국에 처한 KIA는 김기태 감독의 '형님 리더십'을 기대했다.
KIA 구단은 28일 제8대 감독으로 김기태 전 LG 감독을 선임했다고 밝혔다. 계약 조건은 계약기간 3년에 계약금 2억 5천만원, 연봉 2억 5천만원으로 총 10억원이다. 선동열 감독이 지난 25일 감독직을 사임한 뒤 사흘 만에 김기태 감독을 새 감독으로 임명했다.
KIA는 "'형님 리더십'을 통해 소통과 신뢰를 바탕으로 젊은 선수들을 육성하는 데 검증이 된 김기태 감독이 팀 리빌딩과 융합을 위한 적임자로 판단하고 이같이 결정했다"고 김 감독의 선임 이유를 밝혔다.
김 감독은 소통의 대가로 불린다. 김 감독은 지난 2012년부터 LG 감독을 맡아 2년 넘게 지휘봉을 잡았다. 그 기간 LG는 11년 만에 포스트시즌에 진출하는 등 수많은 변화를 일궈냈다. '김기태의 유산'은 LG의 2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에 밑거름이 됐다. 올 시즌 도중 LG 지휘봉을 잡은 양상문 감독은 정규시즌 4위로 팀을 포스트시즌에 진출시켰고, 준플레이오프에서 NC를 물리친 뒤 "김기태 감독에게 고맙다"고 인사를 전하기도 했다.
김 감독은 박종훈 감독에 이어 2011년 10월 LG 사령탑으로 임명됐다. LG가 9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했을 때다. 김 감독이 지휘봉을 처음 휘둘렀던 2012년, LG는 57승 72패 4무를 기록, 7위로 시즌을 마쳤다. 성적은 만족스럽지 않았지만 LG 내부에서는 변화의 바람이 불었다. 봉중근이 마무리 투수로 자리 잡았고, 김용의, 문선재 등 젊은 선수들을 중용하면서 힘을 키웠다.
지난해에는 무려 11년 만에 LG의 포스트시즌 진출을 이끌었다. '모래알 조직력'이라고 불리던 LG 선수들을 이끌고 기적같은 성적을 만들어냈다. 신인급 선수들과 선참 선수들의 조화를 이뤄낸 것도 김 감독의 공이다.
김기태 감독은 KIA와 계약을 마치고 "현재 팀이 가장 필요로 하는 것이 무엇인지 알고 있다. 올해 마무리 훈련과 내년 전지훈련을 통해 팀의 색깔을 바꿔 놓는 데 모든 힘을 쏟겠다"고 말했다.
KIA 역시 변화가 절실하다. KIA는 선동열 감독이 부임한 2012년부터 3년 동안 한 번도 4강에 오르지 못했다. 선 감독 부임 첫해였던 2012년에 5위를 기록했던 KIA는 지난해 신생팀 NC에도 밀려 8위까지 추락했다. 올 시즌도 54승 74패를 기록, 2년 연속 8위에 머물렀다.
내년 예상되는 전력 공백도 KIA의 큰 걱정이다. 에이스 양현종이 해외진출을 모색하고 있고, 키스톤 콤비를 이뤘던 유격수 김선빈과 2루수 안치홍이 나란히 입대한다. 4번 타자 나지완은 팔꿈치 수술을 받는다. 새로 팀을 맡은 김 감독이 이런 불안 요소들을 어떻게 요리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선 감독은 잡음을 남기고 KIA를 떠났다. 애초 KIA와 2년 재계약에 성공했지만 팬들의 비난을 이기지 못하고 자진 사퇴했다. 이후 KIA가 택한 인물이 김기태 감독이다. 김 감독은 "팀 리빌딩에 주력하면서도 팬들의 기대에 어긋나지 않는 성적을 올릴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조이뉴스24 /한상숙기자 sky@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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