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영 정병근 장진리 권혜림기자] 2014년 대중문화계는 영화와 방송, 가요 등 각 분야별로 화려하고 의미있는 기록들이 쏟아졌다. 연예계를 떠들썩하게 했던 사건, 사고도 많았다.
가요계는 서태지와 김동률 등 스타들의 반가운 컴백이 줄을 이었다. 한국 영화의 흥행이 이어진 가운데 '명량'은 영화 '아바타'를 제치고 역대 흥행 1위에 올랐다. 안방극장에는 다양한 장르의 드라마와 예능 프로그램이 사랑받았고, 수많은 스타들이 새롭게 탄생했다. 케이블과 종합편성채널 등이 다양한 기획으로 지상파를 위협하기도 했다.
조이뉴스24가 창간 10주년을 맞아 지난 16일부터 26일까지 '2014년 연예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파워피플'을 물었다. 설문조사에는 방송사 PD, 영화제작자, 매니저, 연예부 기자 등 업계 종사자 120명이 참여했다.(복수 응답 가능)
이 중 YG엔터테인먼트의 수장 양현석 대표(26표)가 파워피플 1위를 차지했다. 5년 만에 컴백한 서태지, 흥행 신드롬을 이어가고 있는 나영석 PD(각 15표)가 공동 2위에 올랐다. 영화계 흥행보증수표 최민식(9표)이 배우들 중 가장 높은 득표를 기록했고, 협박 사건에 휘말린 배우 이병헌과 화려하게 복귀한 god, SM엔터테인먼트의 이수만 대표(각 5표)도 순위에 이름을 올렸다. 지드래곤과 엑소, 배우 김수현이 각 4표를 기록하며 파워를 과시했다. 이밖에도 '명량'의 김한민 감독(3표), 유재석 신동엽 조인성 이유리 조인성 강동원 이유리 김태호PD 이민호 소녀시대(2표) 등이 골고루 표를 받았다.
◆YG 양현석-SM 이수만, K팝 이끄는 수장들
YG엔터테인먼트 양현석 대표가 업계관계자들이 뽑은 파워피플로 선정됐으며, SM엔터테인먼트 이수만 대표 프로듀서를 꼽은 이들도 많았다.
양현석 대표가 수장으로 있는 YG엔터테인먼트는 싸이와 빅뱅, 2NE1, 에픽하이, 악동뮤지션, 위너 등이 소속돼 있는 국내 최대 가요기획사 중의 하나. 양현석 대표는 올해 악동뮤지션과 위너 등을 성공적으로 데뷔시켰으며, 에픽하이 역시 최근 발표한 앨범으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소속 가수들의 발표곡마다 음원차트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는 등 올해 가요계서 독보적인 활약을 보였다.
양현석 대표의 뛰어난 기획력도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소속 가수들이 '쇼미더머니3' 출연으로 뛰어난 재능과 스타성을 인정 받았고, 서바이벌 프로그램을 통한 신인 그룹 육성으로 미래 전망도 밝다.
SM엔터테인먼트 이수만 대표 프로듀서 역시 여전한 파워피플이다. H.O.T, S.E.S 등 아이돌 그룹 1세대 제작자인 이수만은 동방신기, 소녀시대, 슈퍼주니어, 샤이니 등을 통해 아시아를 넘어 유럽, 북미까지 세계적인 K-POP열풍을 일으킨 장본인이다. 아이돌 홍수 속에서도 체계화 된 아이돌 양성 시스템을 통해 엑소를 최고 아이돌로 키웠다. 국내는 물론 해외에도 SM엔터테인먼트의 고정 팬들을 만들만큼 그 영향력이 어마어마하다.
다만 올해는 소속 가수들이 각종 사건에 휘말리며 힘든 한해를 보냈다. 루한과 크리스가 SM엔터테인먼트를 상대로 전속계약효력부존재확인 소송을 제기하고 팀을 떠났고, 제시카도 소녀시대 탈퇴를 놓고 삐걱거렸다. 에프엑스 설리와 소녀시대의 열애 등으로 시끌시끌 했다. 이수만 대표 프로듀서가 위기를 딛고 '아이돌 왕국' SM의 건재를 증명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나영석 PD, 실패란 없다…예능 대박 신화
나영석PD는 CJ E&M 이적 후 연속 홈런을 쳤다. 지난해 이적 후 첫 프로그램이던 tvN '꽃보다 할배'와 '꽃보다 누나'를 성공시켰던 나영석 PD의 시청률 대박 신화는 올해도 계속됐다. 지상파 예능이 한자릿수 저조한 시청률을 기록하는 등 수난을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흥행을 이어가고 있는 것이라 눈길을 끈다. 업계 관계자들 역시 나영석의 시청률 신화에 놀라움을 드러내며 '파워피플'로 꼽았다.
나영석 PD는 올해 '꽃보다 청춘' 시리즈와 현재 방송되고 있는 '삼시세끼'를 모두 성공시켰다. 기획력이 돋보인 '꽃보다' 시리즈의 완결판 '꽃보다 청춘'은 유쾌함과 재미를 배가하고, 이 시대 청춘들에게 울림을 안기며 호평 받았다.
'삼시세끼'를 맛깔스러운 예능으로 만든 것도 나영석 PD의 힘이었다. 하루에 세 끼를 해결하는 이 평범한 일상을 위대하면서도 특별하게 만들었고, 소소한 웃음을 선사했다. 이서진과 택연에 자연스레 캐릭터를 부여했으며, 이서진과의 케미로 예능인 이상의 웃음을 선사하고 있다.
'꽃보다 청춘'과 '삼시세끼'는 4~5%대의 높은 시청률을 기록하며 지상파를 위협하는 케이블의 '킬러 콘텐츠'가 됐고, 나영석 PD는 케이블 전성시대의 주역이 됐다.
◆최민식, 1900만 관객 견인한 영화계 명장
최민식은 2014년 한국 영화를 이끈 명장이었다.
영화 '명량'으로 1천750만명의 한국영화 사상 유례없는 흥행 기록을 올렸고, 동시기 개봉한 첫 할리우드 진출작 '루시'로 170만명의 관객을 동원하며 1천900만명이 넘는 관객을 스크린 앞으로 불러들였다.
이순신을 연기한 최민식은 긴 설명이 필요 없는 출중한 연기력으로 관객들의 신뢰를 받아온 배우다. '명량'에서도 다르지 않았다. 패색이 만연한 병사들을 엄하게 통솔하고, 전쟁의 공포 속에서도 임금을 향한 신의와 소신을 잃지 않으려 했던 위인의 역사를 연기하며 존재감을 입증했다. 최민식은 영화를 선보인 뒤 "이번 작품은 아직도 개운치 않다"며 "그냥 흉내를 낼 뿐인데도, 내가 내 스스로를 믿을 수가 없었다"고 겸손한 소회를 밝혔지만 관객들의 반응은 뜨거웠다.
지난 9월 개봉한 영화 '루시'를 통해 최민식은 데뷔 후 처음으로 할리우드 작업 환경에 뛰어들었다. 뤽 베송 감독이 연출하고 스칼렛 요한슨이 함께 출연한 이 영화는 국내에서도 호응을 얻었다.
◆서태지-god-엑소-지드래곤, 가요계 파워피플들
유행이 빠른 가요계, 다양하게 인기를 누린 가수들이 많았던 탓인지 '영향력 있는 스타'들의 표도 분산됐다. 이 중 5년 만에 컴백한 가수 서태지가 가수들 중 가장 높은 득표율로 영향력을 인정받았으며, god와 엑소, 지드래곤 등이 영향력을 인정받았다.
오랜만에 대중들 앞에 선 서태지는 여전히 가요계의 파워피플이었다. 5년의 공백 동안 서태지에겐 많은 일들이 있었다. 많은 스캔들로 세간의 주목을 받았고, 결혼과 출산을 하며 '아빠' 서태지가 됐다. 그리고 '크로스말로윈'으로 본업인 뮤지션으로 돌아왔다. 어느 때보다 서태지에 대한 관심이 뜨거웠다. '소격동'과 '크로스말로윈' 등 서태지의 음악에 대한 호불호도 갈렸고 음원차트에서도 기대 이하의 저조한 성적을 거뒀지만, 여전히 실험적인 음악을 하고 있는 서태지는 성적 그 이상의 영향력이 있다는 평가다.
지난해 가요계 '대세 아이돌'로 자리매김한 엑소의 영향력도 대단했다. 중국인 멤버 크리스와 루한의 이탈 등으로 위기론이 불거지기도 했지만, 엑소의 영향력은 K팝 아이돌 중에서 단연 최고라는 데는 이견이 없다. 특히 아시아 시장을 중심으로 인기가 빠르게 상승 중이며, 한류의 최대 시장인 중국에서 엑소의 영향력은 상상 이상이라는 평이다.
올해 12년 만에 완전체로 컴백한 god는 과거의 영광을 재현하며 단숨에 가요계 파워피플이 됐다. 콘서트를 모두 매진시키는 것은 물론, 음원 성적과 화제성에서도 과거 전성기에 뒤지지 않았다. 특히 god의 컴백이 동시간대 활동했던 여타 아이돌 그룹에도 자극을 주면서 '재결합' 붐을 일으킬 수 있을지 관심이 주목되고 있다.
지드래곤은 여전히 '핫'한 스타다. 빅뱅의 멤버이자 솔로로도 전 세계적인 인기를 누리고 있는 지드래곤은 올해 앨범을 내지 않고도 파워피플에 올라 존재감을 입증했다. 특유의 아티스트적 개성으로 조명받았으며 패셔니스타로도 위세를 떨치고 있는, 명실상부한 '트렌드세터'다.
조이뉴스24 /이미영 정병근 장진리 권혜림기자 ent@joynews24.com 사진 조이뉴스24 포토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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