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영기자] 더 이상 주류는 없다. 전문 예능인과 비예능인, 지상파와 케이블의 경계가 허물어졌다.
2014년 예능은 그 어느 때보다 변수가 많았던 한 해였다. 관찰 예능이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새로운 트렌드로 자리를 잡으면서 스타MC의 파워가 많이 약해졌고, 깜짝 스타가 많이 탄생했다. 케이블과 종합편성채널 등이 다양한 기획으로 지상파를 위협했고 또 뛰어넘었다.
조이뉴스24가 창간 10주년을 맞이해 지난 16일부터 26일까지 '2014년 최고의 예능인' '최고의 예능프로그램' '최고의 예능다크호스' 등을 물었다. 설문조사에는 방송사 PD, 영화제작자, 매니저, 연예부 기자 등 업계 종사자 120명이 참여했다.(복수 응답 가능)
'올해 최고의 예능인' 설문조사에서는 유재석이 39표를 얻어 '국민MC'의 존재감을 입증했으며, 신동엽이 26표로 2위에 올랐다. 올해의 최고 예능프로그램으로는 JTBC '비정상회담'(26표)이 지상파 예능을 누르고 1위를 차지했으며, '슈퍼맨이 돌아왔다'(16표)가 2위에 올랐다. 예능 최고 다크호스로는 4차원 입담을 자랑하는 강남(18표)을 꼽았으며, '진짜사나이' 여군 특집으로 반전 매력을 선사한 걸스데이 혜리(10표)도 선전했다.
설문조사 결과를 토대로 2014년 예능계를 살펴봤다.
◆'국민MC' 유재석 건재…신동엽·전현무 맹활약
'국민MC' 유재석은 건재했다. 리얼 버라이어티의 총체적인 부진 속에서도 꾸준한 인기를 누리고 있다.
올해 유독 예능 프로그램들과 MC들의 부침이 심했지만 유재석이 이끌고 있는 '무한도전'은 여전히 높은 인기를 누리고 있다. 장수 프로그램들의 위기 속에서도 '무한도전'은 400회를 맞았고, 여전히 충성스러운 시청자들이 많다. 업계 관계자들은 유재석이 여전히 TV 예능프로그램에서 강력한 영향력을 갖고 있다고 판단했다.
다만 유재석이 진행하고 있는 SBS '일요일이 좋다-런닝맨'과 KBS2 '나는 남자다' 등은 주춤하면서 오랜 시간 지켜온 '절대 1인자'의 입지는 다소 줄어들었다. 그러나 특유의 순발력과 편안한 진행, 게스트들을 아우르는 능력에는 이견이 없었다.
지난해 완벽하게 부활한 신동엽의 활약은 올해도 계속됐다. 현재 고정으로 출연 중인 프로그램만 해도 KBS2 '안녕하세요'와 '불후의 명곡', SBS '강심장'과 '동물농장' tvN 'SNL코리아' JTBC '마녀사냥' 등 다수. 지상파 방송부터 케이블, 종편 등을 섭렵하며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안정적인 진행과 노련함은 물론 '19금 예능'은 독보적인 그만의 영역이다.
전현무와 이국주 등도 올해 뛰어난 활약을 펼치며 많은 득표의 주인공이 됐다.
전현무는 9표를 받으며 올해의 예능인 3위에 올랐다. MBC '나혼자산다'와 JTBC '히든싱어' '비정상회담' 등 인기 예능프로그램을 이끌고 있다. 뛰어난 순발력과 재치있는 입담 등으로 차세대 '국민MC' 자리를 노리고 있다. 이국주는 6표로 4위를 기록, 여자 예능인 중 유일하게 순위에 진입했다. 배우 김보성을 패러디한 '의리' 연기와 유행어 '호로록' 등 다양한 개인기로 인기를 모았다.
이밖에도 올해 최고의 예능인으로 이서진과 '슈퍼맨이 돌아왔다' 출연진, 윤종신, 박명수, 샘 오취리, 차태현, 유병재 등을 꼽은 이들도 있었다.
◆강남-헨리 등 외국인 스타 급부상…혜리도 떴다
지난해에 이어 관찰 예능이 올해도 트렌드를 주도하면서 수많은 깜짝 스타들이 탄생했다. 특히 수많은 예능 스타들이 탄생하면서 '올해를 빛낸 예능 다크호스' 부문은 한 스타에 득표가 집중되기보다는 다양한 스타로 분산됐다.
이 중 가장 많은 표를 얻은 스타는 강남(18표)이다. 강남은 JTBC '학교 다녀왔습니다'와 MBC '나 혼자 산다' '헬로이방인' 등에 고정 출연하는 등 다양한 예능프로그램을 섭렵하며 단숨에 대세로 떠올랐다. 천진난만한 모습과 유쾌한 캐릭터, 어디로 튈지 모르는 입담 등으로 웃음을 자아내고 있다.
2위에 오른 걸스데이 혜리(10표)는 MBC '일밤-진짜사나이' 여군 특집에 출연하며 호감 스타가 됐다. 혜리는 그간 섹시하고 깜찍한 이미지에 새침한 이미지도 컸다. 하지만 군대 속 혜리는 '반전'의 연속이었다. 낙천적이고 발랄한, 그야말로 '명랑소녀' 그 자체였다. 사랑스러운 여동생 같은 모습으로 팬들과의 거리를 좁히고, 친밀감을 더하면서 '진짜 사나이' 최대 수혜자가 됐다.
'진짜 사나이'의 헨리(8표)도 3위에 오르며 예능 샛별로 주목받았다. 홍콩계 아버지와 대만계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캐나다 출신 연예인인 헨리는 특유의 밝고 쾌활한 에너지, 자유분방하고 솔직한 성격으로 인기를 모았다.
이서진도 7표를 획득하며 4위에 올랐다. 지난해 '꽃보다 할배' 시리즈에서 유능한 '짐꾼' 캐릭터를 보였던 이서진은 나영석 PD와 다시 뭉친 tvN '삼시세끼'에서 '투덜이' '농부' 캐릭터로 웃음을 선사하고 있다.
이밖에도 '비정상회담'의 샘 오취리(4표)와 에네스(3표) 등 외국인 스타들, 성시경(4표)과 조세호(4표) 조인성(3표) 유병재(3표) 허지웅(2표) 등이 표를 얻었다.
◆'비정상회담', 지상파 넘어 1위…'슈퍼맨'·'무한도전' 인기
올해는 케이블 프로그램과 종편 프로그램들이 수많은 히트작을 내며 지상파와의 경계가 무너졌다. 뛰어난 기획력으로 지상파를 뛰어넘은 프로그램도 많았다.
JTBC '비정상회담'은 총 26표로, 지상파 프로그램을 제치고 올해의 최고 프로그램 1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설문조사는 기미가요 논란 전 진행됐다). 세계 각국 젊은이들을 한 자리에 모아 진솔한 이야기를 듣고 다양한 시사점과 감동, 웃음을 안겼다. 유창한 한국어 실력을 갖춘 외국인 패널들의 솔직한 입담도 프로그램에 인기를 더했다.
그러나 뜨거운 인기만큼 논란에 휩싸였다. 지난 10월 27일 방송분에서 다케다 히로미츠의 등장 순간에는 일본 천황의 통치 시대가 영원하길 바라는 가사가 담긴 일본 국가, 기미가요가 배경 음악으로 쓰여 시청자들의 분노를 일으킨 것. '비정상회담'은 시청자들의 폐지 요구가 빗발치며 위기에 놓였다.
KBS2 '해피선데이-슈퍼맨이 돌아왔다'는 16표로 2위에 올랐다. 지상파 프로그램 중 가장 높은 인기다. MBC '일밤-아빠어디가'(2표)의 인기가 한풀 꺾인데 반해 '슈퍼맨이 돌아왔다'는 절묘한 캐스팅으로 오히려 인기 반등의 기회를 마련했다. 장윤정-도경완 부부의 출산기는 감동을 자아냈으며, 송일국의 세 쌍둥이 아들 '삼둥이'가 큰 사랑을 받고 있다. 서언-서준이의 성장기와 추사랑의 귀여운 매력도 프로그램의 인기를 견인하고 있다.
MBC '무한도전'은 15표로 3위에 올라 올해도 변함없는 인기를 증명했다. '무한도전'은 몇 번의 부침과 위기에도 여전히 예능 최강자 자리를 지키며 장기집권하고 있다. 수 년의 세월을 걸치면서 탄탄해진 제작진과 멤버들의 환상적인 팀워크, 그 안의 눈물과 웃음, 그리고 이를 지켜봐온 시청자들과의 교감은 또다른 재미와 감동을 선사하고 있다.
tvN '꽃보다 청춘'은 14표로 4위를 기록, 킬러 콘텐츠의 파워를 과시했다. 페루로 떠난 40대 청춘 윤상-유희열-이적과 라오스로 떠난 유연석-손호준-바로의 여행기는 각각 다른 청춘의 단상을 보여주며 시청자들에게 묵직한 감동과 웃음을 전했다.
이어 '마녀사냥'(5표), '진짜 사나이'(4표), '히든싱어'(3표), '나혼자 산다'(3표) 등이 그 뒤를 이었다.
조이뉴스24 이미영기자 mycuzmy@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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