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한준기자] 한송이는 올 시즌을 앞두고 GS 칼텍스의 주장을 맡았다. 세터 정지윤을 제외하고 팀내 두 번째 고참선수가 된 그에게 돌아온 완장이다.
한송이는 주장 자리를 고사했지만 이선구 GS 칼텍스 감독은 그에게 주장을 맡겼다. 선수들을 이끌어야 하는 주장직을 맡은 외에도 한송이는 올 시즌 20년이 넘은 배구인생에서 터닝포인트를 맞고 있다. 바로 포지션 변경이다.
한송이는 레프트로 오랫동안 뛰었다. 한국도로공사 시절 경기 도중 라이트로 나선 경우가 가끔 있었고 지난 시즌에도 라이트 자리에 나선 적이 있다.
그랬던 그가 올 시즌에는 센터로 뛰는 횟수가 잦아졌다. 팀이 시즌 개막 후 4연패를 마감했던 지난 5일 한국도로공사와 경기에서도 한송이는 센터로 뛰었다.
한송이는 이날 9점을 올리며 주포 노릇을 한 쎄라(30점)를 비롯해 이소영(11점) 표승주(10점)의 뒤를 받쳤다. 속공을 3차례 시도해 1차례 성공했고 블로킹도 3개나 잡아내면서 팀이 시즌 첫 승을 올리는데 도움을 줬다.
GS 칼텍스는 시즌이 시작된 뒤 내리 4연패에 빠졌다. 디펜딩 챔피언팀으로서 자존심은 바닥까지 내려갔다. 당연히 주장 중책까지 맡은 한송이는 고개를 숙이는 일이 많아졌다.
그는 "(연패를 당하는 동안) 마음이 정말 불편했다"며 "동료들과 후배들을 볼 낯이 없었다"고 했다. 경기에 패한 원인이 모두 자신에게 있는 것만 같았다. 그래서 도로공사전 결과가 중요했다.
한송이는 "어제(5일) 경기에서 졌다면 이후는 정말 생각하기도 싫었을 것 같다"며 "앞선 현대건설과 경기부터 선수들의 컨디션이 많이 좋아졌다. 도로공사전 승리를 계기로 반전의 분위기를 만들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센터로 포지션 변경은 지난 시즌부터 준비를 했다. 이 감독은 한송이에게 포지션 변경에 대한 이야기를 꺼냈고 그도 받아들였다. 한송이는 "때가 되면 그렇게 하려고 했다"며 "경기 중은 아니었지만 팀 훈련 시간에 속공과 센터 블로킹을 연습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레프트로 오래 뛰었기 때문에 단기간에 몸에 벤 습관이나 동작을 바꾸긴 어렵다. 블로킹 타이밍과 위치 선정 그리고 랠리 도중 속공을 언제 시도하느냐는 늘 한송이에게 고민이다.
어려움이 있지만 한송이는 변화를 두려워하지 않는다. 그는 "이소영, 표승주, 김지수 등 팀에 레프트 자원이 많다"며 "그래서 새 포지션 적응에 큰 부담은 없다"고 했다. 한송이의 센터 변신 이유 중 하나는 주전 센터였던 정대영의 이적도 있다. 정대영은 오프시즌 동안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어 도로공사로 팀을 옮겼다.
한송이는 "(정)대영 언니가 팀에 계속 있었더라도 언젠가는 센터로 자리를 바꿨을 것 같다"며 "그 시기가 조금 빨라졌을 뿐"이라고 웃었다. 물론 아직 센터로 고정된 건 아니다. 원래 자리인 레프트로 나서기도 한다. 이 감독의 선수 기용과 작전에 따라 달라지는 부분이다.
한편 1라운드 마지막 경기에서 뒤늦게 첫승을 신고한 GS 칼텍스는 오는 12일 IBK 기업은행을 상대로 평택 이충문화센터 체육관에서 2라운드 일정을 시작한다.
조이뉴스24 류한준기자 hantaeng@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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