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상숙기자] "난감한 상황이다." 시장에 나갔다가 돌아온 FA 선수들을 바라보는 SK의 심정이다.
"시장의 평가를 받겠다"면서 나갔던 SK 내야수 나주환과 투수 이재영이 다시 돌아왔다. 원소속구단과의 우선협상 기간에 합의점을 찾지 못했던 이들은 타 구단과의 계약 타진을 위해 FA 시장에 나왔다.
그러나 반응은 싸늘했다. 기대했던 신생 구단 kt는 김사율과 박기혁, 박경수를 모두 10억원대에 영입하는 것으로 지갑을 닫고 시장에서 철수했다. 아예 외부 FA를 영입하지 않겠다고 못박은 구단도 있었다.
예상보다 줄어든 수요에 확실하게 자신의 매력을 어필하지 못한 FA 선수들은 당황했다. 결국 나주환과 이재영은 3일까지 어느 구단과도 계약을 맺지 못했다. 이들은 4일부터 내년 1월 15일까지 원소속구단을 포함한 모든 구단과 계약을 체결할 수 있다. 현재 FA 미계약 선수는 나주환과 이재영, 차일목(KIA), 이성열(넥센) 등 네 명뿐이다.
일단 타 구단은 나주환과 이재영에게 관심을 보이지 않았다. 이들이 갈 곳은 원소속팀 SK가 유력하다. 문제는 '돈'이다. SK 구단 관계자는 "팀 내 FA는 잔류시키는 것이 우선이었지만 뜻이 맞지 않았다. 이들이 FA 시장에 나가는 순간 팀에서는 전력 외로 분류된다. 이미 내부 FA 세 명을 잡아 예산 문제도 있다"고 말했다.
SK는 역시 이번에 FA 자격을 획득한 내야수 최정을 잡는 데 큰돈을 썼다. 최정에게 총 86억원을 안기면서 역대 최고 FA 계약을 체결했다. 외야수 김강민과 조동화에게도 각각 56억, 22억을 투자했다. 내부 FA 세 명을 붙잡기 위해 들인 돈만 164억원에 달한다. 여기에 나주환과 이재영까지 유턴했다. 구단 관계자는 "선수들을 만나볼 것이다. 단, 처음에 제시했던 조건보다는 금액이 낮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포지션 정리도 애매해졌다. SK는 올해 내야수 이대수를 트레이드 영입했다. 내야수 외국인 타자도 물색 중이다. 나주환의 입지가 좁아질 수 있는 상황이다. 관계자는 "기량만 보면 팀에 필요한 선수지만, 상황이 난감해졌다"면서 난색을 보였다.
SK는 "원소속구단 우선협상 당시 나주환과 이재영에게 최선을 다했다"고 자평했다. 이재영과는 원소속구단 계약 기간 마감 10분 전까지도 협상을 벌였다. 그러나 원하는 결과는 얻지 못했다. 나주환과는 구단과 선수 간의 금액 차가 워낙 커 결렬됐다.
이들이 타 구단의 관심을 받지 못하고 돌아오면서 이제 처지는 뒤바뀌었다. 구단 관계자는 "선수들과 마찬가지로 팀도 그들에게 '진정성'을 느끼고 싶어한다. '이 팀에서 뛰고 싶다'는 의지가 중요하다. 구단 입장에서는 팀에 애정이 없다고 느낄 수 있는 문제"라고 꼬집었다.
조이뉴스24 한상숙기자 sky@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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