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한준기자] 16세 소녀는 침착했다. 레이스 내내 페이스를 유지했고 가장 먼저 결승선을 통과했다. 주인공은 2014~2015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주최 서울월드컵 4차대회 여자 3천m 결승에 나선 최민정(서현고)이다.
그는 20일 목동 아이스링크에서 열린 결승에서 6바퀴를 남겨두고 3위로 치고 올라갔다. 이어 두 바퀴를 남긴 상황, 앞서 달리던 타오자잉(중국)을 제쳤다.
최민정은 이로써 앞서 열린 2차 대회 1천500m와 3차 대회 1천m에 이어 이번 월드컵 시리즈에서 세 번째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계주가 아닌 개인 종목으로 이번 4차 대회에 처음 시범종목으로 채택된 3천m에서 성과를 낸 부분이 눈에 띈다.
최민정은 경기후 가진 공식 기자회견에서 "아무래도 돌아야 할 바퀴수도 그렇고 참가 선수들도 많아 힘든 부분이 있다"고 했다. 같은 거리라도 계주로 뛸 때와 비교해 체력 소모가 더 많고 레이스 운영도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
그는 "3천m 개인전 참가를 위해서 체력 운동을 많이 한 부분이 도움이 됐다"며 "좋은 결과가 나와 기분은 좋다"고 덧붙였다.
회견장에서 마냥 기쁨을 드러내진 않았다. 오히려 신중했다. 최민정은 "안방에서 열리는 대회라 부담이 되긴 했다"며 "그런 생각을 갖지 않으려 노력했다"고 말했다.
또한 그는 "3천m에서 우승을 했지만 참가했던 한국선수들이 모두 1, 2, 3위를 차지하지 못해 아쉽다"고도 했다. 최민정의 뒤를 이어 이은별(전북도청)이 해당 종목에서 3위를 차지했다.
최민정은 자신이 부족한 부분도 스스럼 없이 얘기했다. 그는 "출발 타이밍을 좀 더 보완해야 한다"고 했다. 나이는 어리지만 어딘지 벌써부터 믿음직한 구석이 있다. 에이스로 자리잡은 심석희(세화여고)와 함께 앞으로 대표팀을 이끌 재목감으로 꼽히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최민정은 "한국선수들은 단거리보다 장거리가 유리한 것 같다"며 "3천m 개인전도 적응을 잘한다면 유리할 것 같다"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한편 최민정은 21일 여자 3천m 계주 결승에 나선다.
심석희도 최민정과 함께 짝을 이뤄 레이스를 펼친다. 앞선 2, 3차 대회에서도 계주에서 대표팀은 금빛 질주를 완성했다. 어느때보다 3연속 금메달에 대한 기대는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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