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필기자] 포항 스틸러스는 지난해 진흙탕 길을 걸었다. 외국인 선수가 없는 가운데 고무열, 조찬호 등 주요 선수의 부상에 이명주(알 아인)의 이적 등으로 힘겨움의 연속이었다. 임대해온 강수일(제주 유나이티드)이 나름대로 선전을 해줬지만 황선홍 감독의 마음을 만족시키기에는 모자란 부분이 많았다.
포항은 득점 부문에서는 12개 구단 중 3위(50골)였지만 공격적인 전술을 구사하는 팀 컬러를 생각하면 아쉬움이 크다. 2013년 63골에 비하면 13골이나 감소했다. 결국, 포항은 시즌 최종전에서 수원에 패하며 FC서울에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진출권인 3위 자리를 내주고 4위로 끝냈다.
새해를 맞는 포항은 달라졌고 희망이 보인다. 세르비아 출신 공격수 라자르 베셀리노비치를 영입했다. 황 감독이 원했던 장신(187㎝)으로 전형적인 타깃형 공격수다. 또 브라질 출신으로 잉글랜드 챔피언십(2부리그) 볼턴 원더러스에서 이청용과 한솥밥을 먹었던 안드레 모리츠까지 영입했다.
모기업 포스코의 경영난으로 구단 재정압박을 견뎌야 했던 포항은 모처럼 외국인 선수를 영입해 다시 한 번 성적 상승을 기대할 수 있게 됐다. 무엇보다 공격에서의 마무리 능력이 향상될 것이란 점이 고무적이다.
그러나 황선홍 감독은 차분하게 새 시즌 준비를 하고 있다. 연말에는 지도자 최고 자격증인 P라이센스 과정 이수에 골몰했던 황 감독은 새로운 시작이라며 시즌 개막까지 두 달 동안 팀 조직력 완성에 모든 초점을 맞추겠다고 전했다.
황 감독은 "또 할 일이 생겼다. 그나마 이번 시즌에는 챔피언스리그에 나서지 못하니 두 달 동안 빡빡하게 훈련해서 새로운 팀을 만들 여유가 생겼다. 외국인 선수들의 스타일을 잘 녹이는 것이 중요하다"라고 말했다.
선수단도 어느 정도 황 감독의 구상에 맞게 정리가 됐다. 외부 영입 및 유스팀 출신자와 기존 선수 간의 융화가 가장 중요해졌다. 황 감독은 "영입하고 내보내야 할 선수가 어느 정도는 맞춰졌다. 이제는 팀을 어떻게 꾸려 나가느냐가 중요하다"라고 했다.
두 외국인 선수 외에도 신인 유강현, 오창현 등도 주목해야 할 대상이다. 당장 주전으로 기대한다기보다는 기량을 충분히 살핀 뒤 제대로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기존의 공격수 이광혁과 미드필더 손준호의 능력을 극대화해 김승대, 두 외국인 선수와의 시너지 효과에 모든 역량을 집중한다.
포항은 4일 선수단을 소집해 국내 훈련을 한 뒤 터키 안탈리아 인근의 벨렉으로 전지훈련을 떠난다. 매년 안탈리아의 같은 훈련장을 사용했지만 이번에는 변화를 시도했다. 황 감독은 "분위기도 바꿀 겸 조금의 변화를 줬다. 지루함은 없을 것 같다. 훈련의 능률이 오를 수 있도록 할 것이다"라며 강한 의욕을 보였다.
힘든 지난해는 잊었다. 공격 축구에 대한 욕심도 더 커졌다. 황 감독은 "포항이 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 보여주고 싶다. 올해는 리그 운용에도 여유가 있으니 제대로 해보겠다"라고 포부를 밝혔다.
조이뉴스24 /이성필기자 elephant14@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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