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한준기자] 롯데 자이언츠는 팬들로부터 '봄데'라는 이야기를 자주 듣는다. 시즌 초반인 4, 5월에는 성적이 좋아 많은 기대를 걸지만 이후 팀 성적이 내리막을 타곤 해서 그렇다.
특히 '가을야구'에 나서지 못한 지난 두 시즌 동안 이런 현상은 뚜렷했다. 롯데 선수들 중에서도 이런 면 때문에 비슷한 평가를 받는 이가 있다. 투수 이재곤이다.
이재곤은 마무리캠프와 스프링캠프에선 항상 기대주로 꼽혔다. 김시진 전 감독과 정민태 전 투수코치(현 한화 이글스 투수코치)는 지난 2013년 스프링캠프에서 "현재를 기준으로 가장 구위가 좋은 투수는 이재곤"이라고 입을 모았다. 그 해 마무리캠프와 지난해 스프링캠프에서도 마찬가지였다.
그러나 이재곤은 막상 시즌이 시작되면 1군에서 모습을 잘 볼 수 없었다. 퓨처스(2군)에서 1군으로 '콜업'이 되더라도 머무는 시간은 짧았다. 구위와 구속이 통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2013시즌 10경기에 나와 3승 3패 평균자책점 6.90으로 인상적인 성적을 남기지 못했다. 지난 시즌에는 1군마운드에 아예 오르지 못했다. 퓨처스리그에서 성적도 좋지 못했다. 22경기에 등판해 3승 5패 1세이브를 기록했고 평균자책점은 7.18로 높았다.
이재곤이 자리를 잡지 못하는 건 기술적인 문제가 아닌 심리적인 부분이 더 크다는 분석이다. 마운드에서 상대 타자와 승부를 할 때 도망을 다닌다는 지적이 있다. 자기 공에 대한 자신감이 없어서다.
이재곤이 제역할만 해준다면 롯데 마운드는 힘을 얻을 수 있다. 지난 2012년 이용훈(현 재활군 코치)의 예를 통해 팀에서 이재곤에게 기대하는 역할을 짐작해볼 수 있다. 이용훈은 2012시즌 선발진의 한 축을 담당해 팀이 '가을야구'에 나갈 수 있는 발판 하나를 놓았다.
롯데는 당시에도 마땅한 4, 5선발감을 찾지 못했다. 이런 가운데 이용훈이 전반기에만 8승을 올려줬고 롯데는 마운드 전력을 가다듬을 수 있었다. 지난 시즌에는 후반기 이정민이 중간계투와 선발을 오가며 그런 역할을 해줬다.
올 시즌부터 롯데 지휘봉을 잡은 이종운 감독은 4, 5선발에 대해 이미 '무한 경쟁'을 예고했다. 스프링캠프에서 투수들을 꼼꼼히 살펴본 다음 선택을 하겠다는 의미다. 실전 위주로 진행될 일본 가고시마 2차 캠프에 이어 국내 시범경기까지 테스트를 계속할 계획이다.
이재곤 외에 홍성민, 배장호 등이 경쟁자로 꼽힌다. 세 선수는 공통점이 있다. 투구폼이 비슷한 사이드암이다. 그런데 4, 5선발 자리를 모두 같은 유형의 투수로 채우기엔 다소 무리가 따른다. 정통파인 이인복, 이상화도 선발 자리를 놓고 경쟁을 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재곤은 경찰청에서 복무를 마치고 팀에 복귀했던 지난 2010년 주목할 만한 성적을 내며 큰 기대를 받았다. 그는 22경기에 나와 완투승 한 차례를 포함해 8승 3패 평균자책점 4.14를 기록했다. 그리고 그 해 롯데는 '가을야구'에 나섰다. 이재곤이나 롯데가 꼭 재현하고 싶은 좋은 기억이다.
조이뉴스24 /류한준기자 hantaeng@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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