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한준기자] 장성호(kt 위즈)는 지난 시즌 롯데 자이언츠에서 뛰며 1군 무대 5경기 출전에 그쳤다. 타석에는 고작 두 차례 나왔을 뿐이다.
전성기 기량과 견줘 못미치더라도 프로 20년차 시즌을 앞둔 베테랑 입장에선 자존심에 상처를 받을 만했다. 장성호는 지난 시즌 종료 후 롯데를 떠났다. 자신의 프로 생활 마지막 기회를 찾기 위해 kt 위즈 유니폼을 입었다.
장성호는 kt에서 최고참이지만 주전 자리가 보장된 건 아니다. 조범현 kt 감독은 1루수 후보로 장성호를 포함해 주장 신명철과 김상현, 조중근 등을 꼽았다. 모두 장성호보다 후배이긴 하지만 다들 전 소속팀에서 한 몫씩 했던 베테랑들이다.
장성호는 이번 시범경기 들어 11일까지 대타로만 타석에 나왔다. 3경기 3타석에서 삼진 1개만 기록했다.
조범현 감독은 4경기째인 12일 사직 롯데전에서 장성호에게 기회를 줬다. 그는 이날 롯데전에 지명타자 겸 4번타자로 선발 출전했다.
첫 타석은 삼진으로 물러났다. 그러나 장성호는 두 번째 타석에서 시범경기 들어 첫 안타를 신고했다. 롯데 선발 이상화를 상대로 2루타를 쳤다.
세 번째 타석에선 짜릿한 홈런 손맛을 봤다. 롯데 바뀐 투수 이명우를 상대로 2볼 1스트라이크 상황에서 4구째 직구를 밀어쳐 왼쪽 담장을 넘어가는 투런포를 쐈다. 지난해 시범경기 이후 1년 만에 다시 한 번 홈런을 쳐낸 것이다.
장성호는 8회초 공격에서 대타 박기혁과 교체돼 경기를 마쳤다. 3타수 2안타(1홈런) 2타점으로 이름값을 했다.
장성호는 경기가 끝난 뒤 "사직구장에 와 예전 동료들을 다시 만나 즐거웠다"며 "그렇지만 부산과 사직구장에 대해 특별한 감정을 느끼진 않았다. 다른 경기들과 별다른 느낌은 없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장성호는 "대타로 계속 나왔는데 감이 나쁘진 않았다"며 "솔직히 선발로 출전하고 싶은 마음이 많았는데 그렇게 돼 기분이 좋다"고 말했다.
또한 그는 투런포 포함 멀티히트를 쳐낸 부분에 대해서 "조범현 감독과 이숭용 타격코치의 조언을 따랐다"며 "타격시 다리를 좀 더 빨리 들어올리는 게 좋겠다고 해서 그렇게 했다. 타이밍이 잘 맞아 떨어진 것 같다"고 덧붙였다.
친정팀을 상대로 시범경기 첫 선발출전, 첫 안타, 첫 홈런, 첫 타점을 기록한 장성호는 "후배들과 함께 올 시즌 어느 때보다 즐겁게 야구를 했으면 좋겠다"고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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