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한준기자] 프로야구 각 구단은 경기를 앞두고 준비과정이 비슷하다. 선수들은 투수조와 야수조 나뉘어 수비, 러닝, 타격 연습 등을 차례대로 실시한다.
그리고 마지막 중요한 과정이 하나 남아있다. 그라운드 이곳 저곳에 흩어져 있는 야구공을 주워담아야 한다. 당연히 그래야만 정상적인 경기가 가능하다.
보통 그라운드 공 정리는 선수단 막내급들이 도맡아 한다. 신인으로 개막전 엔트리에 들었던 강동수(롯데 자이언츠)도 팀 연습이 끝나기를 기다리다 부리나케 그라운드로 나가 공을 정리했다.
그라운드 정리가 끝난 뒤 덕아웃으로 들어오는 강동수의 표정은 상기됐다. 그는 "개막전 엔트리에 들어갔다는 사실만으로도 설렌다"고 소감을 전했다.
부경고와 경남대를 나와 올해 롯데에 입단한 신인 강동수는 지난 26일 개막전 엔트리 포함 통보를 받았다. 그는 "당연히 상동구장에서 시즌을 맞을 줄 알았는데 믿어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종운 롯데 감독은 스프링캠프에서 강동수의 수비와 주루 센스를 눈여겨봤다. 우투좌타라는 장점도 있다. 내야 멀티포지션이 가능한 오승택이 있긴 하지만 주전 2루수 정훈의 백업 자리를 일단 강동수에게 맡기기로 했다. 강동수 역시 2루뿐 아니라 다른 자리에서도 수비가 가능한 선수다.
강동수는 개막엔트리에 들면서 새로운 유니폼도 받았다. 그는 입단 당시부터 시범경기까지 세자릿수(115번) 등번호였는데 이제는 두자릿수로 바뀌었다. 00번이 강동수가 단 새 등번호가 됐다. 종전 등번호를 그대로 사용하고 경기에 출전해도 문제는 없다. 한국야구위원회(KBO) 규정을 어기는 건 아니다. 그러나 구단은 강동수에게 배려를 해줬다.
그는 "(등)번호가 훨씬 가벼워졌다"며 "다른 팀에서도 이 번호를 사용하는 선수가 거의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 열심히 해서 기량을 인정받으면 팬들에게도 더 확실한 인상을 남길 것 같다"고 웃었다.
강동수는 "경기에 뛰지 못한다고 해도 개막 2연전을 선배들과 함께 같이 치른다는 사실 그 자체만으로 내게 정말 많은 도움이 될 것 같다"며 "올해 퓨처스(2군)에서 더 많은 시간을 보내겠지만 1군에서 보내고 있는 시간 순간 순간이 소중하다는 걸 알아가고 있다. 앞으로의 기량 발전에 이번 경험이 자양분이 될 거라고 본다"고 얘기했다.
강동수는 지난 주말 kt 위즈와 치른 개막 2연전에서 벤치만 지킨 것이 아니라 프로 데뷔전도 치렀다. 28일 kt전에서 타석엔 서지 못했으나 8회말 대타로 나온 하준호를 대신해 9회초 1루수 미트를 끼고 그라운드로 나갔다. 그는 다음날인 29일 경기에서도 9회초 수비에서 1루수로 교체 출전했다.
강동수에게는 1군에 머물 시간이 좀 더 길어질 수도 있다. 주전 1루수 박종윤의 부상 때문이다. 이 감독은 박종윤을 대신해 오승택을 주전 1루수로 기용했다. 자연스럽게 강동수가 백업을 맡게 됐다. 강동수에겐 작지만 중요한 기회가 시즌 초반부터 찾아온 셈이다.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