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한준기자] "이틀 동안 계속 얼떨떨하네요." 한화 이글스에서 넥센 히어로즈로 트레이드돼 유니폼을 갈아입은 양훈(투수)이 새로운 팀 동료들과 정식으로 인사를 나눴다.
양훈은 지난 8일 넥센으로 이적했다. 허도환(포수) 이성렬(외야수)과 2대1 트레이드를 통해서였다.
양훈은 넥센 유니폼을 입고 10일 목동구장을 찾아 상견례를 가졌다. 주장 이택근이 꽃다발을 전해줬고 선수들은 박수로 양훈을 환영했다.
트레이드 당일부터 양훈의 휴대전화는 쉬지 않고 울렸다. 지인들을 포함해 취재진에게 걸려오는 전화가 계속 이어졌다. 그는 "이런 적이 없었는데 처음"이라며 웃었다.
넥센 선수단의 환대도 예상을 하지 못했던 것이다. 양훈은 "솔직히 한화를 떠날 거라고 전혀 생각하지 못했다"며 "전역한 뒤 소속팀(한화)에 돌아온 지 시간이 얼마 안됐기 때문에 이적 소식을 전해듣고 놀랐다"고 트레이드가 알려진 당시를 떠올렸다.
넥센에서 양훈의 보직은 일단 선발진 합류다. 염경엽 넥센 감독은 "이닝을 길게 던질 수 있는 능력이 충분히 있는 선수"라고 평가했다. 양훈은 한화에서 선발로 뛴 경험이 있다.
양훈 역시 "선발이 중간계투보다는 편하다"고 했다. 경기내내 등판 대기를 해야 하는 계투진보다 로테이션에 맞춰 준비를 하는 선발이 좀 더 수월할 수 있다. 그는 "중계방송 화면에도 선발이 더 자주 잡히지 않느냐"고 다시 한 번 껄껄 웃었다.
선발진 합류 시기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마운드에 올라 공을 제대로 뿌릴 수 있는 몸상태를 만드는게 우선이다. 양훈은 전역 후 몸무게가 10kg이 줄었다. 한화의 훈련량이 상당히 많았기 때문이다. 반면 넥센은 한화와 훈련 분위기가 다르다. 굳이 비교하자면 넥센의 경우 선수들이 알아서 자율적으로 훈련을 하는 성향이 더 강하다.
양훈은 "솔직히 넥센쪽 훈련 방식이 내게 더 잘 맞는 것 같다"고 말했다. 궁합이 잘 맞는다면 양훈도 좋고 팀도 좋은 상황을 맞을 수 있다.
염 감독은 양훈에 대해 "시간을 충분히 두고 지켜보겠다"고 했다. 올 시즌 당장 선발진에 들어가지 못한다고 해도 다음 시즌까지 바라본다는 의미다. 양훈도 "심리적으로 여유가 생긴 것 같다"고 만족해했다.
소속팀이 달라지면서 환경도 바뀌었다. 양훈은 이제 서울에서 주로 생활한다. 당분간은 친동생으로 두산 베어스에서 뛰고 있는 양현(투수)의 집에 있기로 했다. 그는 "조만간 이사를 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양훈은 "선발진에 들어간다면 이닝도 중요하지만 부상 없이 로테이션을 거르지 않는 투수가 되고 싶다"고 바람을 전했다. 양훈의 연착륙은 염 감독을 비롯한 넥센 코칭스태프의 바람이기도 하다.
앤드류 밴헤켄, 라이언 피어밴드의 원투 펀치에 견줘 넥센의 토종 선발은 무게감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양훈이 그 한 자리를 꿰찬다면 넥센 마운드 전력은 당연히 더 탄탄해질 수 있다.
양훈은 한화 팬들에게도 인사를 전했다. 그는 "그동안 응원해주신 부분에 대해 다시 한 번 감사드린다"며 "팀을 옮겼지만 앞으로도 잘 지켜봐줬으면 한다. 해외리그로 진출한 것도 아니기 때문에 그라운드에서 자주 볼 수 있지 않느냐"고 환한 미소를 지었다.
한편, 양훈은 넥센에서 이성열이 달던 36번을 등번호로 사용한다. 한화 시절 배번이던 50번은 김영민이 이미 달고 있기 때문이다. 허도환의 이적으로 주인이 빈 7번은 김하성(내야수)의 차지가 될 예정이다. 김하성은 지난해 넥센 입단 후 올 시즌까지 0번을 사용하고 있다.
조이뉴스24 목동=류한준기자 hantaeng@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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