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영기자] MBC 주말드라마 '장미빛 연인들'이 뻔한 해피엔딩으로 지난 7개월 간의 대장정의 막을 내렸다. 막장의 향연 속 그래도 정보석의 존재감과 한선화의 발견은 이 드라마의 유일한 수확이었다.
지난 12일 방영된 MBC '장미빛 연인들'(극본 김사경 연출 윤사문) 마지막 회에서는 박차돌(이장우 분)과 백장미(한선화 분)과 사람들의 축복 속 결혼을 하고 행복한 가정을 이루는 모습이 그려졌다. 백만종(정보석 분)은 죄를 뉘우쳤고, 병세가 깊어진 연화(장미희 분)는 자신의 곁을 지켜준 사람들에 고마움을 전하며 죽음을 맞이했다.
시청률 조사회사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이날 방송된 '장미빛 연인들'은 26.4%의 전국시청률을 기록했다. 30%돌파에는 실패했지만, 동시간대 1위로 유종의 미를 거뒀다.
'장미빛 연인들'은 얼결에 부모가 되어버린 대학생 커플이 우여곡절 끝에 진정한 사랑과 인생의 의미를 깨닫게 되는 과정을 그린 드라마. 20%대 후반의 높은 시청률을 기록했으며, KBS 주말드라마 '파랑새의 집'을 제치고 주말극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10%대로 출발, 두 배가 넘는 시청률 상승세를 보였으니 시청률 면에서는 분명 성공한 드라마였다.
그러나 제목처럼 '장미빛'으로만 가득했던 드라마는 아니었다. 오히려 '막장'이라는 수식어가 더 잘 어울리는 드라마였다.
"대학생 아빠의 고군분투 생존성장기와 세 가족의 파란만장한 사연을 통해 희망과 공감을 이끌어내겠다"는 기획의도로 출발한 것과는 달리 자극적인 소재와 작위적인 설정, 뻔한 전개로 점철됐다.
몰론 맨바닥에서 시작한 차돌(이장우 분)이 청년 사업가로 성장하는 모습, 딸을 향한 부성애 등 '감동 코드'도 삽입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차돌(이장우 분)을 둘러싼 출생의 비밀, 두 주인공을 향한 끝없이 반복되는 시련 등은 뻔하고 지루했다. 남편의 불륜을 의심하던 연화가 불치병에 걸리고, 이로 인해 인물들 간의 갈등이 새 전환을 맞이하는 전개도 너무 뻔했다.
마지막까지 해피엔딩을 위한 LTE급 결말을 보였다. 무엇보다 모친 조방실(옥단실 분)의 죽음에 개과천선, 어머님의 무덤 옆에 허름한 집을 짓고 3년 탈상을 하는 백만종의 모습은 코미디에 가까울 만큼 실소를 자아냈다.
'막장의 향연' 속 그래도 이 드라마의 유일한 수확은 정보석의 미친 연기력을 다시 확인할 수 있었다는 것, 연기돌 한선화의 발견이었다.
중견 배우들이 탄탄한 연기력을 보여준 가운데 특히 정보석의 활약이 두드러졌다. 매정한 아버지였고, 자신의 권력욕을 채우기 위해 악랄한 짓도 일삼았다. 정보석은 악역의 정석을 보여줬고, 그가 욕 먹으면 욕 먹을 수록 시청률은 올라갔다. 정보석의 '개과천선'이 시청자들이 가장 궁금할 대목일 만큼 그의 연기력과 존재감은 단연 돋보였다는 평이다.
백장미 역을 연기한 한선화 역시 가능성을 확인했다. 생활고에 딸과 남편을 버리고 유학을 떠났던 백장미는 극 초반 뻔뻔하고 이기적인 엄마에 가까워 시청자들에 '욕 먹는 여주인공'이 됐다. 그러나 이후 이장우와 로맨스, 이고은을 향한 애틋한 모성애 연기 등 백장미의 감정 변화를 자연스럽게 소화했고, '호감'으로 이미지를 변화 시켰다.
한편 '장미빛 연인들' 후속으로는 김정은, 송창의, 하희라 등이 출연하는 '여자를 울려'가 방송된다.
조이뉴스24 /이미영기자 mycuzmy@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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