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한준기자] "쉬운 결정은 아니었죠." 김상우 감독이 다시 V리그 코트로 돌와왔다. 성균관대 사령탑을 떠나 프로배구 우리카드 감독으로 온 것이다.
김 감독은 지난 2012년 LIG 손해보험 사령탑에서 물러난 뒤 다시 방송 마이크를 잡았다. 선수 은퇴 후 배구해설위원으로 활동했기 때문에 낯선 일은 아니었다.
코트가 그리웠고 선수들과 함께 호홉하는 일이 더 좋았다. 그래서 다시 지도자 생활로 돌아갔다. 지난 2013년 하반기 모교인 성균관대 감독으로 갔다. 그러나 만 2년을 있지 못했다. 다시 프로팀의 부름을 받았기 때문이다.
김 감독은 "학교측에게는 미안한 마음이다. 양진웅 코치 등 우리카드 코칭스태프에게도 죄송하다"고 했다.
김 감독 앞에 주어진 과제는 한두 가지가 아니다. 코칭스태프 구성도 쉽지 않다. 김 감독과 함께 성균관대에 있던 신선호 코치를 우리카드로 데려올 수는 없는 상황이다.
그는 "그런 일은 없을 것이고 그렇게 해서도 안된다"고 선을 그었다. 성균관대가 후임 사령탑을 선임하면서 신 코치를 내보낸다면 모를까 '상도'를 어기면서까지 무리수를 두진 않겠다는 의미다.
프로배구는 보통 프로야구, 프로축구와 견줘 코칭스태프 구성에서 차이가 있다. 사령탑보다 나이가 어린 코치들로 대부분 구성된다.
해당 종목만의 문화일 수 있고 훈련 방법에서 오는 차이일 수도 있다. 팀 당 여러 명의 코치를 두는 프로야구와 프로축구와 달리 프로배구는 코칭스태프 규모가 작다.
또한 수석 및 보조코치들은 팀 연습 때 선수들과 거의 함께 코트에서 뛴다고 봐야 한다. 직접 공을 때리고 리시브도 하는 등 맡은 일이 많다. 이런 이유로 감독의 '선배'보다는 '후배'가 코치로 오는 게 팀 운영상 수월하다.
V리그에서 대표적인 '젊은 사령탑'으로 꼽히는 김세진 OK저축은행 감독, 김종민 대한항공 감독 역시 코칭스태프는 모두 후배로 꾸렸다. 오프시즌 동안 새롭게 팀 지휘봉을 잡은 최태웅 현대캐피탈 감독도 김 감독과 같은 고민을 갖고 있다.
또한 선수단 훈련 장소도 문제다. 우리카드 구단은 2014-15시즌을 끝으로 충남 아산시와 임시 연고 계약이 끝났다. 원래 연고지인 서울 입성엔 걸림돌은 없는데 당장 선수단이 사용해야 할 체육관과 팀 숙소를 구해야 한다.
우리카드는 당초 서울 송파구 방이동에 체육관과 숙소를 마련하려고 했다. 남자프로농구 LG 세이커스 선수단이 오랫동안 전용체육관으로 사용했던 곳이다. 그런데 구단 운영 문제를 두고 갈팡질팡하는 동안 사용할 수 없게 돼버렸다. 다른 곳으로 매각됐기 때문이다.
김 감독은 "당분간은 전지훈련 위주로 진행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우리카드 선수단은 현재 휴가기간이다. 오는 27일 재소집된다.
한편 김 감독은 마음의 짐을 조금 덜었다. 양진웅 감독대행과 함께 우리카드에서 수석코치로 활동한 이호 코치가 여자부 한국도로공사의 새 사령탑으로 자리를 이동한 것이다.
둘은 1973년생 동갑내기다. 중고교와 대학, 실업과 프로팀은 모두 달랐지만 선수시절 동안 누구보다 잘 알던 사이였다. 태극마크를 달고 김 감독과 이 감독은 각급 대표팀에서 센터(김상우)와 리베로(이호)로 수많은 국제대회에 나섰다.
남녀부로 소속은 다르지만 동갑내기 감독이 새 팀에서 거둘 성적도 배구팬들에게는 관심거리다. 2015-16시즌 개막에 앞서 오는 7월 열리는 컵대회가 그 첫 무대가 된다.
조이뉴스24 /류한준기자 hantaeng@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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