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필기자] K리그 챌린지(2부리그) 서울 이랜드FC의 마틴 레니 감독의 회심작이라 할 수 있는 주민규(25)가 연일 골을 작렬하고 있다.
이랜드FC의 주민규는 한양대 재학 시절 중앙 미드필더였다. 고양 Hi FC에서 2013~2014 시즌을 뛰면서 56경기 7골 2도움을 기록했다. 골 감각이 없는 것은 아니었지만, 공격수 특유의 공격적인 기질을 보여주기에는 부족한 면이 있었다.
그런 주민규를 레니 이랜드FC 감독은 공격수로 내세우는 모험을 감행했다. 183㎝ 신장인 주민규가 지닌 탄력과 슈팅력을 믿었다. 고양에서 이따금 공격수로 전진 배치됐던 것을 지켜본 뒤 내린 결정이었다.
놀랍게도 공격수로 변신한 주민규는 올 시즌 챌린지 시작 후 골 펴레이드를 벌이고 있다. 개막전에서는 라이언 존슨과 보비에게 밀려 벤치에서 시작했지만 이들이 부진하자 선발 출전 기회를 얻었다. FA컵 64강전 선문대와의 경기에서 골을 터뜨리며 레니 감독의 눈에 들었다.
한 번 온 기회를 놓치지 않은 주민규는 3라운드 상주 상무전에서 골맛을 보더니 4라운드 안산 경찰청전에서 두 골을 작렬했다. 챌린지 우승권 전력인 상주와 안산을 상대로 넣은 골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남달랐다.
이후 수원FC와의 6라운드에서는 도움 한 개를 기록하며 숨 고르기를 하더니 경남FC와 7라운드에서 기막힌 골을 터뜨렸다. 콜롬비아 국가대표인 하메스 로드리게스(레알 마드리드)가 2014 브라질월드컵 우루과이와의 16강전에서 보여준 하프 발리슈팅 골과 거의 비슷하게 골을 터뜨렸다. 이 골은 편집 영상을 통해 인터넷에서 큰 화제를 모았다.
이후 주민규는 매경기 골을 넣더니 23일 고양종합운동장에서 열린 고양 Hi FC와의 11라운드에서 전반 26분 김재성의 프리킥을 받아 헤딩슛으로 선제골을 터뜨렸다. 4경기 연속골이자 5경기 연속 공격포인트였다. 김재성의 킥 방향을 제대로 읽고 고양 수비보다 한 발 먼저 공간을 선점해 만들어낸 골이었다.
이날 주민규의 슈팅은 딱 한 번이었는 골로 연결됐다. 정확도 높은 주민규의 슈팅은 유효슈팅 비율에서 알 수 있다. 올 시즌 22개의 슈팅 중 17개를 유효슈팅으로 연결했다. 무려 77%나 된다. 주민규 덕분에 이랜드FC(16점)는 이날 4-2로 승리, 승점 3점을 벌며 1위 상주(19점)와의 격차를 줄였다.
주민규는 절실함을 안고 뛰고 있다. 레니 감독은 "제2의 이동국으로 만들겠다"라고 선언했다. 현재까지의 결과는 대성공이다. 창단 첫 해 클래식으로 승격하겠다는 레니 감독의 구상이 성공한다면 주민규의 공을 절대로 빼놓을 수 없을 것이다.
조이뉴스24 고양=이성필기자 elephant14@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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