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상숙기자] "일곱 살 때 프로야구가 생겼어요. 초등학교 1학년 때 또래 친구들이 장래희망으로 과학자, 선생님 등을 말할 때 저만 야구선수가 꿈이라고 답하곤 했습니다. 그 꿈을 이룬 셈이지요."
삼양미디어의 2015년 개정판 '진로와 직업' 교과서에 실린 이승엽(39·삼성 라이온즈)의 인터뷰 내용이다. 한국 프로선수들을 대표해 이승엽의 인터뷰가 중학교 교과서에 실렸다. 과연 '국민타자'답다.
이승엽은 인터뷰에서 "외환 위기로 인해 많은 분이 지쳐 있던 1999년에 54홈런을 치며 기록을 세웠습니다. 내 홈런이 다른 사람들을 기쁘게 해준다는 얘기를 듣고 뿌듯했습니다"라고 했다.
이뿐 아니다. 이승엽은 지바롯데 유니폼을 입으며 일본에 진출한 첫 해인 2004년 14홈런을 때린 뒤 이듬해 30홈런을 날리며 승승장구했다. 그리고 요미우리 자이언츠로 이적한 2006년에는 41홈런을 기록하면서 또 한 번 전성기를 누렸다. 이승엽의 홈런에 국민도 함께 웃었다.
2011년까지 일본에서 8년간 활약하며 159개의 홈런을 기록했던 이승엽은 2012년 삼성으로 복귀했다. 부상과 부진의 악순환이 계속돼 결국 '친정'으로 돌아왔다. 삼성에 복귀했을 때만 해도 일본에서 실패에 가까운 마지막 시기를 보낸 이승엽에게 거는 기대는 크지 않았다.
그러나 이승엽은 실력으로 명예회복에 성공했다. 삼성 복귀 첫 해였던 2012년 타율 3할7리 21홈런 85타점을 기록한 이승엽은 이듬해 타율 2할5푼3리 13홈런 69타점으로 주춤했다. 겨우내 절치부심했던 이승엽은 지난해 타율 3할8리 32홈런 101타점을 올리며 요미우리 시절이던 2006년(41홈런, 108타점) 이후 8년 만에 30홈런-100타점 고지를 다시 밟았다. 완벽한 재기였다.
이승엽은 삼성의 사상 첫 통합 우승 4연패를 이끌면서 다시 정상에 섰다. 지명타자 부문 골든글러브도 품에 안으며 개인 통산 9번째 '황금장갑'을 손에 쥐었다.
이승엽의 맹타는 올해도 이어지고 있다. 이승엽은 3일 포항 롯데전에서 3회말 시즌 10호 솔로 홈런을 때리며(상대 투수 구승민) KBO리그 개인 통산 400홈런 고지에 드디어 올라섰다. 양준혁이 갖고 있던 역대 최다 홈런(351개)을 2013년 넘어선 이승엽은 2년 만에 400홈런을 달성하면서 한국 프로야구의 역사를 또 한 번 새로 썼다.
이승엽의 홈런 페이스는 경이로운 수준이다. 프로 데뷔 첫 해였던 1995년 13홈런을 때린 이승엽은 1996년 9홈런으로 숨을 고른 뒤 이듬해 32홈런을 날리며 생애 첫 홈런왕에 올랐다. 1999년에는 54홈런을 날리며 한국 프로야구 최초 50홈런 시대를 열었다. 2003년에는 56개의 대포를 터뜨리면서 아시아 홈런 신기록을 수립했다.
이승엽은 1997년부터 올 시즌까지 11년 연속 두자릿수 홈런(일본 활동 기간 제외) 기록을 이어왔다. 이는 역대 KBO리그 6번째 기록이다. 꾸준함의 상징답다. 그리고 400홈런을 달성한 지금도 이승엽의 각종 '기록'은 여전히 현재 진행형이다.
조이뉴스24 /한상숙기자 sky@joynews24.com 사진=포항 박세완기자 park90900@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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