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한준기자] 롯데 자이언츠 신인 내야수 김대륙에게 11일과 12일은 잊을 수 없는 날이 됐다.
김대륙은 11일 사직 kt 위즈전에서 프로 데뷔 첫 안타를 기록했고 다음날 인천 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린 SK 와이번스와 경기에선 처음으로 선발 라인업에 이름을 올렸다.
동아대를 나온 대졸 신인 김대륙은 1군 무대가 아직은 얼떨떨하다. 12일 SK전에 앞서 덕아웃에서 만난 그는 "이렇게 빨리 1군 경험을 하게 될 거라고 생각도 안했다"고 했다.
김대륙은 대부분의 신인 선수들과 마찬가지로 퓨처스(2군)리그에서 시즌을 시작했다. 1군 '콜업'에 대한 기대는 언감생심, 치열한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열심히 치고 달리고 공을 받았다.
김대륙은 퓨처스에서 32경기에 출전해 타율 3할2푼1리 4홈런 30타점을 기록했다. 그러던 중 지난 5일 롯데는 김대륙을 1군으로 불러올렸다. 베테랑 박준서· 김대우와 함께였다.
김대륙은 1군 콜업 소식을 듣고 고양 다이노스(NC 퓨처스팀)와 원정 경기를 끝낸 뒤 1군 선수단이 경기를 치르는 사직구장으로 가기 위해 짐을 꾸렸다. 그는 "긴장도 되고 정말 떨렸다"며 "형들은 KTX를 타고 부산으로 가는 동안 잘 잤는데 나는 그렇지 못했다"고 당시를 기억했다.
박준서와 김대우는 이번에 1군에 머문 시간이 짧았다. 둘은 다시 퓨처스 선수들이 있는 상동구장으로 갔지만 김대륙은 그렇지 않았다. 1군 생활이 좀 더 이어지고 있다. 그는 11일 kt와 맞대결에서 6회말 1군경기 첫 안타를 쳤다. 엄상백이 던진 초구를 받아쳐 좌익수 앞에 떨어지는 안타를 만들었다.
그는 "퓨처스에서 함께 뛰었던 오현근, 이여상 선배(두 선수도 현재는 1군에 합류했다)가 '무조건 초구에 배트를 휘둘러라'고 한 조언이 통했다"고 웃었다. 안타를 친 건 좋았지만 팀은 졌다. 경기 후 휴대전화를 확인해보니 문자메시지, 카카오톡 등으로 축하 메시지가 많이 왔다. 김대륙은 "팀이 이겼다면 정말 좋았을텐데 아쉽기만 하다"고 했다.
일주일 동안 몸으로 경험한 1군 무대에 대한 느낌은 어떨까. 그는 "수비에서는 아직까진 큰 차이를 모르겠다"며 "역시나 타격은 쉽지 않다"고 말했다. 김대륙은 내야수다. 퓨처스에서 유격수로 뛰었고 1군에서도 주전 유격수 문규현의 백업 역할이다.
김대륙은 "수비에 더 신경을 쓰겠다"며 "내가 해야 할 역할"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수비에서는 신인답지 않은 모습을 보이고 있다. 전혀 주눅들지 않고 적극적으로 포구를 하고 송구를 한다. 일단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김대륙은 스타성을 갖고 있다. 곱상한 외모에 한 번 들으면 쉽게 잊혀지지 않는 이름 때문이다. 그는 "잘 생긴 얼굴이 절대 아니다"라고 손사래쳤다. 김대륙은 "어렸을 때는 주변에서 이름을 갖고 놀리는 이들이 많아 싫었지만 지금은 그렇지 않다. 내 이름에 만족한다"고 했다.
팬들의 기억에 남기 쉬운 이름을 갖고 있다는 건 프로선수에게 장점이 될 수 있다. 남은 건 직업으로 선택한 야구를 잘하면 된다. 간단하면서도 쉽지 않은 일이지만 김대륙은 후회하진 않는다.
1차적인 목표는 주전 확보다. 팀내 고교 선배(포철공고)인 박종윤, 최준석, 강민호처럼 한 자리를 꿰차는 것이다. 가야할 길이 멀지만 이제 막 한 걸음을 뗐다. 미래를 위해 항상 준비를 해야 한다. 그는 "내일이라도 당장 퓨처스로 다시 갈 수 있겠지만 1군에 있는 동안 많이 배우겠다"고 각오를 전했다.
한편 김대륙은 등번호가 세 자릿수에서 두 자릿수로 바뀐다. 현재는 113번이지만 42번을 달기로 했다. 원래 42번을 사용하던 김준용(포수)이 군입대했기 때문에 남는 번호가 됐다. 세 자릿수 등번호를 달고 1군 경기에 나와도 규정을 어기는 건 아니다. 앞서 강동수(113번→00번)와 오현근(123번→8번)도 콜업 후 등번호를 바꿨다.
조이뉴스24 /인천=류한준기자 hantaeng@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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