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상숙기자] SK 정의윤의 올 시즌 성적은 트레이드 전과 후로 극명하게 갈린다. LG 시절 32경기에 출전해 타율 2할5푼8리 7타점 3득점에 그쳤던 정의윤이 SK로 이적한 뒤에는 24경기에서 타율 2할9푼6리 18타점 10득점으로 성적을 끌어올렸다. 올 시즌 LG에서는 한 개도 없었던 홈런도 SK 이적 후 4개를 때렸다.
달라진 게 또 있다. LG에서 나선 32경기 중 선발 출전은 18경기에 불과했으나, SK에서는 24경기 중 18경기에 선발 출전하며 주전으로 자리 잡았다. 더 이상 '한 타석'에 성패를 걸지 않아도 된다. 정의윤은 "마음이 편해지니 저절로 야구가 잘 된다"고 말했다.
SK에서 정의윤의 존재감은 점점 커지고 있다. 정의윤은 최근 SK의 4번타자로 꾸준히 선발 출장 중이다. 브라운과 이재원, 박정권, 최정 등을 4번에 기용했지만 만족스러운 성과를 얻지 못했던 SK가 시즌 막판 정의윤에게 4번 중책을 맡겼다.
정의윤은 18일 광주 KIA전부터 22일 문학 NC전까지 5경기 연속 안타를 때리며 꾸준한 활약을 하고 있다. 이적 후 정의윤의 득점권 타율은 3할7푼9리(29타수 11안타)로, 팀 내에서 타석 대비 가장 좋았다. 올 시즌 때린 4개의 홈런 중 3개가 득점권에서 나왔다.
김용희 SK 감독은 "그동안 4번이 늘 부진했는데, (정)의윤이가 잘 해주고 있다. 꾸준히 기용하면 더 좋아지는 선수"라며 기대감을 보였다.
그라운드에서 인정을 받으니, 정의윤은 매일 행복하다. 그는 "요즘은 야구하는 게 즐겁다. 집에서 생각했던 훈련을 빨리 야구장에서 직접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며 웃었다.
4번타자로 나서고 있지만 부담감은 없다. 정의윤은 "타순은 의미 없다. 1번이나, 9번이나 똑같다. 최정이 빠지는 바람에 감독님께서 타선에 전체적으로 변화를 주신 것 같다. 나는 그저 상황에 맞는 배팅을 하려고 노력한다"고 했다.
부담을 덜었더니 성적이 절로 올랐다. 정의윤은 "타격감이 좋아진 것은 아니다. 정경배 코치님이 워낙 마음을 편하게 해주셔서 부담이 줄었다. 달라진 건 아무것도 없다. 그저 자신감의 차이인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나 마냥 웃을 수만은 없다. 개인 성적은 물론 팀 성적도 아직 만족스러운 수준이 아니다. SK는 최근 2연패를 당해 8위로 떨어졌다. 정의윤은 "팀 성적을 보면 속상하다. 특히 내가 이기는 경기에 제대로 활약하지 못한 것 같아 마음이 안 좋다"면서 "앞으로는 팀의 승리에 도움이 되고 싶다"고 각오를 다졌다.
트레이드 후 4번타자로 기용되며 정의윤을 향한 기대가 점점 커지고 있다. 그러나 정의윤은 자신의 위치를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
그는 "나는 전력 외 선수였다. 하루에 4타석 나가는 게 정말 행복하다. 그렇다고 너무 잘 해야겠다는 생각을 하면 더 안 된다. 지금처럼 편안하게, 내 역할을 해내겠다. 팀 분위기도 좋다. 5위 경쟁이 멀어진 것도 아니다. 이제 올라갈 일만 남았다"고 자신있게 말했다.
조이뉴스24 한상숙기자 sky@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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