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상숙기자] 입단 후 3경기에서 완투한 한화 외국인 투수 로저스는 28일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됐다. 적어도 열흘 동안은 남아있는 선수들로 살림을 꾸려가야 한다.
한화는 지난 1일 로저스 영입을 공식 발표했다. 이후 한 달이 채 지나지 않았지만, 이미 로저스는 범접할 수 없는 자신만의 영역을 구축했다. KBO리그 데뷔전부터 완투승을 거둔 로저스는 '괴물 투수'라는 수식어가 잘 어울렸다.
로저스 효과는 확실했다. 로저스는 8월 5경기에 등판해 3승 1패 평균자책점 1.79를 기록했다. 6일 대전 LG전에서 완투승을 거둔 뒤 11일 수원 kt전에서는 완봉승으로 거침없이 질주했다.
16일 포항 삼성전에서 7.1이닝 4실점 한 뒤 22일 광주 KIA전에서 두 번째 완봉승을 올렸다. 로저스는 4경기 만에 KBO리그를 평정했다. 더 이상 로저스의 실력을 의심하는 눈길은 없었다.
27일 마산 NC전은 두고두고 아쉬움이 남는다. 로저스는 이날 6이닝 3실점을 기록하고 패전투수가 됐다. 심판의 판정에 불만을 드러내는 듯한 모습도 보였다. 김성근 감독은 이튿날 로저스를 1군에서 제외했다.
순위 싸움이 한창인 시즌 막판, 승리가 보장되는 투수가 열흘 동안 마운드에 설 수 없게 됐다. 김성근 감독은 28일부터 이틀 동안 취재진과의 사전 인터뷰를 거절했다.
열흘을 잘 버텨야 한다. 연패라도 빠지면 당장 5위 경쟁에서 미끄러진다. 당분간은 팀을 위기에서 구할 로저스의 호투를 기대할 수 없다.
한화는 로저스 말소 이후 치른 2경기에서 1승 1패를 거뒀다. 그러나 선발투수의 활약은 만족스럽지 않았다. 28일 NC전 선발이었던 배영수는 4.2이닝 동안 홈런 포함 안타 6개를 맞고 4실점(3자책) 했다. 4-4로 맞선 7회초 터진 정현석의 만루홈런이 없었다면 승리를 장담하기 어려웠다.
송은범은 29일 잠실 두산전에서 4.2이닝 4실점으로 패전투수가 됐다. 26일 대전 삼성전에서 5이닝 동안 85구를 던진 김민우는 이날 2.1이닝 동안 48구를 던져야 했다.
30일 선발은 탈보트다. 올 시즌 8승 9패 평균자책점 5.48을 기록 중인 탈보트는 지난달 2일 광주 KIA전 이후 두 달 동안 승리 없이 5패만 당했다. 전반기 8승 5패 평균자책점 5.24를 올리며 기대를 모았으나, 후반기 들어서는 4패 평균자책점 6.16으로 고개를 숙였다.
선발 자원으로는 송창식, 안영명 등이 남았는데, 눈을 돌려도 승리를 기대할만한 선수가 보이지 않는다. 8월 송창식의 평균자책점은 6.98, 안영명은 7.79이다.
한화는 6위 KIA에 승차 없이 앞선 아슬아슬한 5위를 지키고 있다. KIA가 4연패에 빠지는 바람에 5위를 유지할 수 있었다. 제힘으로 순위를 지키기 위해서는 선발진부터 중심을 잡아야 한다. 로저스가 없는 열흘이 관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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