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한준기자] 김연경(페네르바체)의 목소리는 쉬었다. 얼굴엔 피곤이 한가득이다.
김연경은 이정철 감독(IBK 기업은행)이 이끄는 한국여자배구대표팀의 일원으로 일본에서 열린 국제배구연맹(FIVB) 주최 2015 월드컵에 참가한 뒤 7일 귀국했다.
이번 대회는 지난달 22일부터 시작해 6일 끝났다. 17일 동안 이어진 긴 일정 때문에 대표팀 선수들 모두 지칠 만도 하다.
한국은 이번 월드컵에서 당초 목표로 삼았던 6위를 차지했고 김연경은 득점 부문 1위에 이름을 올렸다. 자신의 기량을 유감없이 보여준 셈이다.
김연경은 "나만 그런 게 아니다. 선수들 모두 목이 다 쉬었다"며 웃었다. 그는 공항 도착 후 곧장 병원으로 갔다. 잠실에 있는 선수촌병원에서 검진을 받고 치료에 들어갔다.
일본전(8월 31일)에서 다친 왼쪽 발뒤꿈치 때문이다. 검진 결과 발뒤꿈치 부위 지방층이 파열됐다. 4주 진단이 나와 안정과 함께 치료가 필요한 상황이다. 부상 정도가 심해진다면 2015-16시즌을 소화하는데 걸림돌이 될 수 있다. 그래서 조심스럽다.
김연경은 "공격을 시도한 뒤 착지과정에서 그렇게 됐다"고 부상 당시 상황을 떠올렸다. 그래도 아픔을 참고 뛰었다. 에이스라는 역할과 국가대표라는 책임감이 있었기 때문에 다리를 절뚝이면서도 코트에 있었다. 하지만 출전시간은 부상 전후 차이가 있었다.
김연경은 이번 대회에서 그동안 익숙하던 토스를 받지 못했다. 대표팀 세터가 베테랑 이효희(한국도로공사)와 김사니(IBK 기업은행)에서 '젊은피'인 조송화(흥국생명)와 이다영(현대건설)으로 바뀌었기 때문이다. 그는 "경기를 치르면서 맞춰갔다. 잘 맞아들어가니 대회가 끝나버렸다"고 웃었다.
대표팀은 월드컵에서 리시브 보완이라는 숙제를 얻었다. 패한 경기는 물론 승리했던 경기에서도 모두 리시브가 흔들리는 장면을 자주 보였다.
김연경은 "리시브 성공률을 떠나 후배들이 큰경기 경험이 없어서 더 위축된 것 같다. 그러다보니 스트레스도 더 커졌고 갖고 있던 기량을 못보여줘 아쉽다"고 했다.
그는 "같은 국제대회지만 홈 앤 어웨이로 치르는 그랑프리와 한 곳에 모여서 치르는 월드컵은 차이가 있다. 이번 대표팀에서 황연주(현대건설) 언니와 김희진, 박정아(이상 IBK 기업은행)정도만 국제대회 참가 경력이 많다. 어린 선수들이 경험을 더 쌓는다면 2016 리우올림픽도 충분히 해볼 수 있다. 물론 세계예선전에서 올림픽 본선 티켓을 따내는 게 우선"이라고 했다.
김연경은 잠시 태극마크를 내려놨다. 이제부터는 터키리그에서 뛸 준비를 해야 한다. 시즌 개막까지 남은 기간 부상 부위에 대한 회복운동과 함께 웨이트트레이닝에 초점을 맞출 계획이다.
그는 "친구들과 만날 시간도 없을 것 같다"며 "다시 또 시작"이라고 말했다. 터키 출국 일정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지만 오는 20일 이후가 될 전망이다.
김연경은 "페네르바체의 선수구성이 많이 바뀌었다. V리그에서 뛴 경력이 있고 월드컵에 세르비아대표팀 소속으로 뛴 브란키차도 같은 팀에서 뛴다"며 "페네르바체에서 뛰는 터키선수들의 실력이 뛰어나다고 들었다. 시즌 개막이 기다려진다"고 다가오는 새 시즌에 대한 기대감을 나타냈다.
조이뉴스24 /류한준기자 hantaeng@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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